[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국내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최근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룹 리스크가 완화된 대한항공은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는 반면 경쟁 심화에 아시아나항공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들어 3.74% 상승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을 지속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1.4% 하락했다.
주가뿐만이 아니다.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투자의견이 하향 조정된 반면 대한항공은 상향 조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저비용 항공사들과의 경쟁 심화를 반영해 아시아나항공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국제 여객수송 점유율은 22.3%로 지난해 1분기 23.1%에 비해 하락했다. 윤희도 연구원은 “일본, 동남아 노선에서 저비용 항공사들과의 경쟁이 심화됐고 장거리 노선에서도 외국계 항공사와의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매출액의 65%가 여객운송에서 발생하며 이 중 65%가 비행거리 6시간 이내의 중·단거리 노선에서 발생한다. 경쟁사(49%)보다 중·단거리 노선 비중이 높아 저비용 항공사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저비용 항공사들과의 경쟁으로 운임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단거리 노선에서 값싼 가격을 무기로 하는 저비용 항공사와 경쟁하려면 운임을 낮출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경쟁국면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주가에는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연구원은 “주가가 이미 많이 하락했지만 한정된 수요를 놓고 저비용 항공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구조적인 부담이 해소되지 않아 당분간 시장의 관심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대한항공 역시 저비용 항공사와의 경쟁 국면에 처해있지만 아시아나항공보다는 나은 상황인 데다 그동안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그룹 리스크도 진정되고 있어 주가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삼성증권은 대한항공의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단기 매수'로 상향 조정했고 목표주가도 3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올렸다. 박은경 연구원은 “최근 S-Oil 지분 매각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S-Oil 매각은 전년 말부터 추진됐기에 새로운 사실은 아니나 매각 시기를 놓쳐 유동성 위기가 초래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가 불식될 것으로 예상되고 소폭의 매각이익까지 얻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의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는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당분간 그룹 리스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S-Oil 지분 매각, 한진해운의 벌크전용사업부 매각, 운송업계 3분기 성수기 효과 기대감 등으로 당분간은 그룹 재무 위기설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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