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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에 무담보 대출 많아…은행, 충당금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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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동부그룹의 비(非)금융 계열사들이 은행으로부터 무담보로 많은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 위기 시 돈을 회수할 확률은 급격히 낮아진다. 은행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 충당금을 쌓아야 해 사실상 은행 실적에도 비상이 걸린 셈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자율협약에 들어가는 동부제철의 제1금융권 여신은 1조8500억원이다. 대출채권이 1조37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회사채 200억원, 기타 채권 47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농협중앙회를 제외한 산업·수출입·우리·하나·신한·외환·국민 등 7개 은행으로부터 받은 차입금 1조6800억원에 설정된 담보는 1조2300억원이다. 즉, 4500억원의 여신에는 담보가 잡히지 않은 것이다.


동부제철의 담보능력은 그나마 낫다. 동부그룹의 다른 계열사 중 동부메탈과 동부건설의 담보설정 비율은 20%에도 못 미친다. 동부메달의 1금융권 총여신 규모는 2300억원으로 이 중 담보는 400억원(15.7%)에 불과하다. 동부건설도 1금융권 총여신 2900억원 중 560억원(19.1%)만 담보로 잡혀있다. 동부CNI 역시 1금융권 총여신 700억원에 대한 담보는 200억원(28.8%)으로 담보설정 비율이 높지 않았다.

특히 수출입은행과 우리은행은 동부메탈에 각각 900억원과 400억원을 빌려주면서 담보를 설정하지 않았다. 회사채 매입이나 수출신용이 아닌 일반 대출임에도 담보를 잡지 않은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동부제철에 대한 대출금 500억원에도 담보를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은행의 수익성 악화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은행들은 이들 대출채권의 여신분류 등급이 '정상'에서 '요주의' 혹은 '고정 이하'로 낮아질 경우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우선 동부제철의 경우 이날 자율협약이 개시되면 이 회사에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여신 분류 등급을 '요주의'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요주의 등급 최고 적립률(19%)를 적용하면 1000억원 대출 규모에 최대 200억원 상당의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동부제철 뿐 아니라 오는 14일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동부CNI, 매각 작업에 난항을 빚고 있는 동부메탈, 동부건설 등 다른 계열사도 자구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할 경우 자율협약 혹은 워크아웃·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 이 경우 동부그룹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채권단의 여신 회수에도 빨간불이 켜져 은행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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