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3월 발생한 KT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책임을 인정함에 따라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안팎의 예상대로 1억원 이하의 과징금·과태료가 부과되는 데 그쳤지만, 이번 결과를 근거로 KT를 상대로 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이 잇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이날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2796여명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손해배상금은 1인당 100만원, 총 27억9600만원이다.
경실련은 "KT는 본인확인기관으로 더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특혜를 부여 받은 만큼 정보보호 의무도 크지만 이를 소홀히 했다"면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더불어 보상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서비스 해지를 원하는 피해 고객에게 위약금을 부과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미 경실련은 25일까지 유출 피해자를 대상으로 위약금 없는 계약해지를 위한 집단분쟁조정 참가자를 모집했으며, 또 다른 소송도 나설 태세다.
앞서 3월에는 정보유출 피해자 101명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체인지액션 변호사단은 피해자들을 대리해 1인당 20만원씩 모두 2020만원의 위자료를 KT에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내기도 했다.
만약 다른 피해자들도 최소 2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한다면, 전체 피해자 수 980만명을 감안하면 배상액수는 최고 2조원까지 육박할 수 있다.
때문에 KT는 이번 방통의 심결 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주 방통위 전체회의에는 KT의 실무자와 법률대리인이 출석해 기술적 관리조치 미비와 개인정보 유출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소명했다. 또 이날 회의에는 김기철 IT부문장(부사장)과 전인성 CR부문장(부사장)이 출석해 "사회 전반적으로 해킹에 대한 인식이 취약하고, 자체적인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가항력인 면이 있었고, 현행 보호조치 기준 범위가 모호해 결과론적 책임을 부과하는 환경"이라면서 "통신사업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해 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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