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게임 3D로 보고 영상에 폰만 대면 "아마존닷컴서 구매하시겠습니까?"
소비자 흥미 자극 'OK'…기본성능·가격·디자인 다 따지는 실구매는 '글쎄'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아마존이 3차원(3D) 스마트폰인 '파이어폰'을 발표하면서 시장 판도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아마존이 공개한 파이어폰의 가장 큰 특징은 안경 등 특별한 장치 없이도 3D 영상을 볼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다이내믹 퍼스펙티브' 유저인터페이스(UI)가 적용돼 지도나 게임 등을 이용할 때 3차원 렌더링을 통해 볼 수 있게 됐다. 사람의 동작에 따라 폰이 반응하도록 하기 위해 전면에는 120도 시야각을 지원하는 4개의 저전력 카메라와 4개의 적외선 발광다이오드(LED) 등 특수 센서가 탑재됐다.
또 하나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문자·이미지·오디오를 인식해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파이어플라이' 기능이다. QR, 바코드 등 디지털 정보뿐만 아니라 20만개의 영화와 TV 프로그램, 3500만개의 노래, 수천만개의 책, DVD 등 생활 용품을 인식한다. 구매가 가능한 상품이면 바로 아마존닷컴으로 연결해준다.
업계에서는 3D 기능과 빅데이터 기반의 특화된 서비스 등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파이어폰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주목을 끄는 데는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3D로 지도를 구현하고, 제품에 폰만 갖다 대면 이를 인식해 아마존닷컴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시켜주는 기능은 스마트폰의 또 다른 혁신에 목말라 있던 소비자들의 흥미를 자극할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로 도서·영화 등을 인식해 구매로 연결하는 애플리케이션은 기존에도 존재했으나 데이터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아 활용도가 높지는 못했다"며 "아마존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같은 서비스를 실시하면 생활 전반에서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흥미가 실구매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기본 성능, 가격, 디자인 등이 종합적으로 만족돼야한다. 기본적인 성능이 삼성·애플 등 시장에서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제조사들의 전략폰보다 나을 게 없는 데다, 가격 면에서 크게 차별화되지 못한 점이 큰 아쉬움으로 꼽혔다. 지난 4월 출시된 삼성의 전략폰 갤럭시S5(16GB)는 출시 당시 미국 이동통신사 AT&T에서 2년 약정 기준 199달러였다. 파이어폰은 32GB 모델이 199달러다. 무약정 가격은 649달러 수준이다.
아마존의 태블릿PC 킨들파이어는 뚜렷한 가격 매력에도 불구하고 시장 영향력은 미미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킨들파이어의 지난 1분기 전 세계 시장점유율은 1.9%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파이어폰의 영향력도 이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는 틈새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라며 "일반 소비자들은 3D 기능의 유용성에 대해 검증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1년 LG전자 역시 3D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으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현재 삼성·애플의 양강구도에 타격을 미칠 정도의 판도 변화는 불러오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