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대응, 'TRUST'(신뢰) 5단계 매뉴얼이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 상처, 더 깊어지게한 건 국민도 못챙긴다는 '不信'
세월호 침몰 '외상 후 성장' 전화위복 삼아야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세월호 사고 이후 두 달, 대한민국은 무기력증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정부는 신뢰를 잃었고 국민들은 믿기 어려운 현실에 허탈해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충격이 완화되고 있지만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국민들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가 국민들의 상처를 그냥 둬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해경 해체나 관계자 문책 외에 정부가 '바뀌었다'는 인식을 만들어주는 것이 신뢰 회복의 첫 단추다.
국민들 역시 스스로 치유방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럼에도 사고의 규모가 워낙 컸고 사고 현황이 실시간으로 중계된 만큼 무기력증이나 우울증을 겪는 것은 자연스러운 증상이라는 지적이 많다. 사고 후 1~2개월이 지나면 슬픔도 점차 나아지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다. 트라우마센터를 도입하고 부처 간 협업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재난심리센터 컨트롤타워를 마련하는 등 제도개선도 시급하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개인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픔을 공감하고 공유해야 하는데 다양한 문화제나 위령제처럼 대중들이 가진 좌절감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월드컵은 또 다른 기회다. 월드컵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태도는 유가족들의 대답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즐기자 월드컵, 잊지말자 세월호'다.
세월호 사고를 '외상 후 성장'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은 되짚어보고 심리적으로 강해질 수 있는 기회로 삼자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세월호 사고가 앞으로 안전대책이나 정책을 확실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고 서로가 힘을 보태고 도와주면서 우리가 같은 공동체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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