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취업자 수의 증가폭은 계속 둔화되고, 실업률은 올라간다. 취업은 50~60대가 주도한다. 청년 일자리는 여전히 얼어붙었다. 고용시장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고용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주춤해진 경기 회복세가 고용시장의 이상 기류를 불러온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짚어 볼 때다.
통계청은 어제 5월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3개월 연속 취업자 수 증가폭이 둔화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취업자는 2581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1만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2월 83만5000명이 늘어난 것을 정점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은 계속 감소세다. 증가폭이 40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취업자 수가 늘어났지만 실업자 수도 함께 증가하는 바람에 실업률은 3.5%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경기가 나아진다는 소식에 취업전선을 찾아 나선 사람이 많아졌으나 기대만큼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은 때문이다. 특히 5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포인트 높아졌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가 고용 통계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도산매, 음식ㆍ숙박업종 등이 위축되면서 그 여파가 고용 현장에 미쳤고 외부의 충격에 취약한 일용직과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감소세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세월호 대형 참사가 내수에 타격을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이전인 지난 3월부터 취업자 수 증가세가 꺾인 추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세월호 요인'으로 지난달의 고용시장 부진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고용시장의 이상 기류는 최근 경기 예측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을 연초보다 낮춰 잡기 시작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내수는 계속 냉랭하고 금융회사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세월호 충격이 가신다 해도 고용시장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가 쉽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세월호 충격과 6ㆍ4 지방선거로 경제는 한동안 정책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제 다시 월드컵과 재ㆍ보선이 기다린다. 그래도 어려운 경제현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임박한 개각과 경제팀의 교체는 경제활력 회복의 신호탄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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