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달러 약세와 자국 통화 강세를 틈타 주요 신흥국들의 외환 보유고가 빠르게 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한국 등 주요 12개 신흥국의 외환 보유고는 지난 3개월 사이 340억달러(약 34조9690억원) 늘어 2조9800억달러로 불었다.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신흥국 가운데 특히 인도ㆍ인도네시아ㆍ터키의 보유 외환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들 나라에서는 지난해 5월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둘러싼 우려로 해외 자본이 대거 이탈했다. 하지만 1년만에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도는 지난 3개월 사이 보유 외환이 7.6% 늘어 2850억달러에 이르렀다. 지난해 9월 2470억달러까지 줄었다 상당히 회복된 것이다. 인도네시아와 터키도 지난 3개월 사이 보유 외환이 각각 4.9%, 4.1% 증가했다.
해외 자금 유입은 물론 보유고가 늘며 통화가치도 상승했다. 달러에 대한 인도 루피화 가치는 4%,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는 6% 뛰었다.
HSBC 홀딩스의 클리데 워들 투자전략가는 "신흥국이 자국 통화 강세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이는 또 다른 대거 자본 이탈에 대비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BNP 파리바 은행의 중남미 외환 전략 책임자 가브리엘 게르체테인은 "외환 보유고가 풍부한 나라는 충격에 잘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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