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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정부는 뒷짐, 해경-언딘은 책임공방…실종자 가족 '누굴 믿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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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의 구조·수색 작업에 투입된 민간 잠수사 이모(53)씨가 사망하면서 정부와 해경, 언딘마린인더스트리(이하 언딘)가 구조활동 '책임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 해경과 언딘은 잠수사 소속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고, 재난사태 예방과 수습 전 과정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정부는 사고 발생 3주가 넘도록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정부는 뒷짐, 해경-언딘은 책임공방…실종자 가족 '누굴 믿나' ▲ 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설치된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 앞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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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사 관리 첫 단추부터 구멍 = 7일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해경 등은 이씨의 직접적인 사망원인과 사고 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씨의 머구리 장비 공기 공급선이 꼬여 있고 부력을 줄이기 위한 웨이트 벨트를 푼 채 발견된 점을 감안해 호흡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이씨는 언딘에 배속된 상태로 작업을 하고 있었고 5일 바지선에 도착해 6일 오전 첫 작업에 투입됐다가 변을 당했다. 해경과 언딘은 사고가 발생하자 때아닌 '소속' 논쟁을 벌였다.

당초 해경 관계자는 "이씨는 언딘 소속"이라고 발표했다 한참 뒤에야 "해경이 민간 잠수요원 추가 입을 언딘에 요청했고 언딘에서 수배해 투입한 사람"이라며 말을 바꿨다.


해경은 실종자 수색에 나서는 막중한 임무를 띈 잠수요원을 민간 업체에 맡긴 채 기본정보는 물론 이력 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작업에 참여하는 민간 잠수사들은 진도파출소를 통해 신청서를 접수하거나 협회를 통해 구두로 확인 받은 뒤 현장에 투입돼왔다. 이씨 역시 대한인명구조협회를 통해 작업에 참여했고 별도 계약서나 서류를 작성하지 않았다.


해경은 "잠수사 신원 및 경력에 대한 부분은 언딘에서 하는 것"이라며 재차 책임을 회피했다. 언딘은 "계약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극한의 환경에서 작업하는 잠수사들에 대한 의료지원도 희생자가 나오고 나서야 부랴부랴 강화됐다. 이씨가 물 밖으로 구조됐던 당시에도 해당 바지선에는 긴급조치를 할 수 있는 의료진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의관이 상주하는 해군 잠수요원 등과는 달리 민간 잠수요원은 사고가 나도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던 셈이다.


진도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한 실종자 가족은 "지금 기댈 곳은 잠수사 밖에 없는데 말만 해준다고 하지말고 제발 제대로 된 지원을 빨리 해줬으면 좋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민간 적극 동원하는 정부, 지원은 뒷짐 = 수색 작업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민간 잠수사를 동원하고 시신 유실 방지와 기름 방제에도 진도군민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 마련은 거북이 걸음이다.


'구조와 수색 작업에 총력을 다하라'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총리의 발언은 계속되고 있지만 현실적인 지원책은 제대로 마련된 것이 없다.


목숨을 잃은 이씨처럼 민간 잠수사로 투입될 경우 일당은 8시간 기준 9만7000원에 불과하다. 잠수사의 지위를 '순경 3호봉'에 맞춘 것이다. 초과수당을 고려한다 해도 목숨을 걸고 하는 작업에 비해 보수가 턱없이 적다는 지적이 있지만 국무총리실이나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당국에서는 이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없다. 해군이나 해경 등에 소속된 잠수사도 통상적으로 받는 임금 외에 추가 수당은 없어 처우가 열악하긴 마찬가지다.


결국 개인의 직업정신과 희생·봉사정신 말고 정부가 주도해 구조작업 동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원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셈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수색 작업이 완료된 뒤 본격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개선하는 것도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총리의 사표 제출 이후 사고수습 등에 대한 세부 내용 등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고 있어 정부도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4일 자발적으로 수색 및 구조 작업에 참여한 어선에 면세유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 역시 아직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사고해역을 중심으로 기름띠 제거와 실종사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한 어민은 "진도군청에 직접 찾아가 물어보기도 했지만 정부에서 아직 방안을 확정짓지 않아 군청에서는 해 줄 수 있는 지원이 아직 없다는 대답만 듣고 왔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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