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특별기고]코트디부아르, '아프리카의 한국' 꿈꾼다

시계아이콘01분 46초 소요

[특별기고]코트디부아르, '아프리카의 한국' 꿈꾼다 서승열 주코트디부아르 대사
AD

코트디부아르는 우리에게 그저 멀리 떨어진 아프리카 국가에다 아직까지 '내전' '카카오' '상아'라는 베일에 가려져 있는 나라로 통한다. 그런데 베일을 내리는 순간 우리와 꼭 닮은 이부아리앵(코트디부아르 국민)을 보게 된다.


매운 맛을 아는 민족이 동서양 통틀어 그리 많지 않다. 우리에게는 '매운 맛=한국인'이란 공식이 있는데, 뜨겁고, 매운 맛을 이열치열의 정신으로 즐기는 민족이 이부아리앵이다. '케제누 드 풀레(Kedjenou de Poulet)'와 '케제누 드 푸아송(Kedjenou de Poisson)'은 각각 우리나라의 닭볶음탕, 생선 매운탕과 유사한데 쌀밥에 곁들여 자주 먹는 대표 음식이다. 우리가 감기에 걸리면 매운 음식을 찾듯이, 이곳 사람들은 케제누 음식을 찾는다. 케제누 음식을 잘하는 여자는 얼굴도 안보고 데려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국 고춧가루와 아프리카 피망으로 스트레스를 털고 다시 일어서는 오뚜기 정신이 양국 국민들의 정서에 깃들여 있지 않나 생각된다.

많은 아프리카 도시들의 밤거리는 조용하다. 그러나 이부아리앵은 밤 문화를 즐겨 밤거리가 활기차다. 공간이 좁고, 의자가 불편해도 우리가 포장마차를 찾듯이 이부아리앵도 길가나 시장 옆에 선 간이 노상식당(Maquis)을 찾는다. 이곳 노상식당에 열대야의 찜통더위에도 냉방시설이 없는 것은 물론이다.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주량으로도 우리와 많이 닮았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중 나이지리아에 이어 와인ㆍ샴페인 수입국가 2위다. 여기 인구가 나이지리아의 7분의 1 정도임을 감안할 때, 이부아리앵의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2011년 와인 수입량은 3만3000t으로, 연간 판매량이 138% 증가한 와인 판매회사도 있다.

코트디부아르에 태권도가 처음 전파된 것은 1968년이었다. 5년 후 태권도협회가 창설됐고, 그 후 코트디부아르는 1975년 월드컵 태권도대회에서 3위를, 1985년에는 2위를 차지했다. 4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코트디부아르 태권도협회에 등록된 유단자 선수만 3만여명이며 전국에 2000개 이상의 자생적인 태권도 클럽이 있다. 2012년도 불어권 태권도대회를 주최한 데 이어 2013년에는 아프리카 국가 중 최초로 월드컵 태권도대회를 주최해 남자부 경기 준우승, 여자부 경기 3위라는 성적을 올려 태권도 강국이 됐다. 현재 코트디부아르 태권도협회는 아프리카 전역에 태권도를 보급하면서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태권도회관을 건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차렷! 경례!"를 자연스럽게 외치는 이들을 보면, 태권도에 내재된 한국인의 혼을 낯설어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나라가 1960~80년대에 한강의 기적을 일으켜 현재 제2의 한강의 기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처럼, 코트디부아르도 1960~80년대 경제 기적을 이뤘으나 지난 15년간 내전과 사회 갈등으로 얼룩진 시기를 보내고, 이제 다시 2020년 신흥국 진입을 목표로 아프리카의 경제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2년 9.8%, 2013년 8%에 이어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도 8%에 이른다.


지난 1월 말 아비장에서 15년 만에 열린 제4차 코트디부아르 투자 포럼은 100여개국에서 4000명의 참가자와 약 9억달러의 투자 의향 등 성과를 올려 코트디부아르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현재 220억달러 상당의 국책 프로젝트 114개가 도로, 항만, 발전 분야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는 서부아프리카 15개국 중 나이지리아 다음으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진 역내 경제 중심국으로 한국을 자국의 성장모델로 인식해 한국과의 협력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가 2012년 이후 신규 자동차 등록 기준 1위를 차지했고 한국산 휴대폰과 가전제품 등의 인기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 만이 이부아리앵 눈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베일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알라산 우아타라 대통령은 코트디부아르를 '아프리카의 한국'으로 만들려는 부활의 꿈을 갖고 있다. 한국을 배우고 우리와의 협력을 꿈꾸는 아프리카 이웃사촌들에게 조금 더 다가가서 우리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때다.


서승열 주코트디부아르 대사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