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단독]한국거래소, 주문 수수료 3배 인상 '무리수'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5월7일부터 종량제 도입…내주부터 수요조사 돌입
매매 프로세스 이용료 회선당 최고 8400만원으로 ↑
증권·선물회사 수수료 부담 수십억원 늘어날 판
업계 "최악 불황에도 최경수 이사장 지시 반영" 지적

단독[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한국거래소가 오는 5월부터 주식 및 파생상품 주문체결 프로그램 사용 수수료를 최대 3배 이상 인상키로 했다. 이에 대해 증권·선물회사 등 회원사들은 증시 침체로 사상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업계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수료 수입 증대 방안을 고민하는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의 주문이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최근 회원사 66곳에 오는 5월7일부터 주식·선물·옵션 프로그램 사용 용량에 따라 거래접속료(회선 사용 수수료)를 차등 부과하는 '종량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소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수요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거래소는 초당 50건의 매매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연결망을 서비스하면서 회선당 연 2690만원의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다. 거래소가 지난해 해당 서비스를 통해 올린 수수료 수입은 250억원가량이다. 거래소는 이 체계를 세분화시켜 초당 최대 300건의 매매주문까지 소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재무관리팀 관계자는 "시장참여자들이 보다 신속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자는 취지"라면서 "회원사들이 기존 회선을 사용할 경우에는 수수료 인하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회원사들이 기존 시스템을 유지할 경우 회선당 연간 수수료는 2400만원으로 낮아진다. 하지만 초당 100건의 주문이 가능한 시스템을 사용하게 될 경우에는 연간 3600만원을 내야 한다. 초당 200건의 경우 6000만원, 300건은 8400만원 등 용량이 커질수록 회원사들의 수수료 부담은 급격히 늘어난다.


대형증권사와 선물회사의 경우 그동안 회선 사용료로 연간 10억원 안팎을 지불해왔는데 올해 20억~30억원 수준으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선물회사 연간 영업이익이 수십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경우에 따라 번 돈을 죄다 수수료로 지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관련, 대다수 회원사들은 거래소가 수수료 인상을 그럴 듯하게 포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와 선물회사의 경우 손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어서 반발 수위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 선물회사 고위관계자는 "수수료를 사실상 인하한 것이라는 거래소 측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물·옵션거래에서 알고리즘매매(자동매매)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증권사와 선물회사의 경우 경쟁적으로 용량 확대에 나설 수밖에 없는 만큼 수수료 부담이 한껏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알고리즘매매는 투자자가 설정한 목표 가격·수량·시간 등의 매매 조건에 따라 전산시스템에 의해 자동적으로 거래가 체결되는 것으로 매매 포지션 노출이 안 되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방법이다. 용량이 적어 속도가 느릴 경우 기관투자가들이 거래처를 옮길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한맥 사태' 대처에 미흡했던 거래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삼모사식 이익 챙기기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형증권사 한 임원은 "한맥투자증권 주문실수 직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터에 손실금액도 회원사가 분담하는 손해배상공동기금을 우선 사용해 빈축을 샀다"며 "최근 주주 회원사를 위한 배당금을 올렸지만 결국 수수료 인상이라는 카드로 뒤통수를 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지난 2월 이사회에서 135억원(주당 707원)의 배당금을 결의했다가 어려운 업계 상황을 감안해 183억원으로 늘린 바 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