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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재건축 속도내는 압구정·대치동 '매물 실종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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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통과 뒤 기대감 '솔솔'…급매물 거둬들이며 눈치작전 돌입


[르포]재건축 속도내는 압구정·대치동 '매물 실종사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의 현대1~14차·한양1~8차·미성1차 22개 단지 9185가구의 안전진단이 통과되며 재건축 추진속도가 빨라지게 됐다.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사진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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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 "현대아파트는 최근 집주인들이 내놓은 매물들을 다시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매도자, 매수자 간 가격이 맞지 않아서 거래는 없다. 안전진단 심의가 통과됐다고 호가가 오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서울 압구정 M공인중개사)


"대치동은 학군수요가 꾸준하다. 지금 당장 호가가 뛰지는 않지만 앞으로 일정대로 속도가 붙을 경우 호가는 1억원까지는 충분히 오른다."(서울 대치동 D공인중개사)

대한민국 재건축의 바로미터, 압구정과 대치동 일대 매물이 사라졌다. 최근 안전진단 통과 소식에 집주인들이 일제히 매물을 거둬들인 결과다. 거래는 급매물만 이뤄지고 있다. 아직까지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취하고 있어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압구정 중층 아파트단지들은 지난 14일 안전진단 통과로 재건축 첫 단추를 뀄다. 현대1~14차·한양1~8차·미성1차 아파트 9185가구(22개 단지)가 대상이다. 서울시가 제시한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에 따라 한강변은 15층, 최고 35층으로 재건축된다. 용적률을 300%로 적용할 경우 지금보다 5000가구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안전진단 통과 발표 후 매도자들은 이전에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압구정동 M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기대감에 나왔던 매물이 보류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도 "매매 호가가 크게 오르진 않았지만 안전진단 통과 발표 뒤 팔겠다는 매물이 관망세로 돌아선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격이 올라 현재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현대5차 전용 82.5㎡가 12억6000만원, 2월에는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신현대아파트의 경우 85㎡가 11억원대, 한양아파트는 102㎡가 10억원 내외, 미성아파트 75㎡는 8억원대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 주민들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은 "이전에 두 번이나 재건축이 무산됐었는데 이번에는 잘 추진해서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에 20년째 살고 있는 60대 남성은 "재건축해서 지금보다 쾌적한 환경에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최소한 10년이 걸리니까 당장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최근 강남 재건축 대열에 합류한 대치동도 비슷한 상황이다. 1983년에 준공된 개포우성(1140가구)과 선경(1033가구), 미도(2435가구) 아파트가 최근 안전진단을 통과해서다. 개포우성아파트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고 선경·미도아파트는 지난 5일 예비 안전진단을 통과해 4월에 정밀안전진단을 받는다.


대치동도 거래가 많지는 않지만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재건축이 본격화되면 호가가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치동 C공인 관계자는 "이곳은 워낙 학군이 좋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하다"며 "아직은 관망세지만 재건축이 본격 시행되면 호가가 5000만원~1억원 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치동의 학군 수요가 재건축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우성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학군 때문에 지방에서도 찾을 정도로 대치동은 학군 프리미엄이 큰 동네인데 재건축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 초 국토교통부가 업무보고에서 발표한 초과이익 환수제와 소형의무비율 완화 등 재건축 규제 조정도 기다리는 모양새다. 다만 민주당이 반대 입장인데다 서울시도 소형의무비율 관련 규정을 폐지하는데 반대하고 있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규제완화가 없었다면 재건축 추진에도 다소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당연한 수순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압구정과 대치동 재건축단지의 경우 아직 시행초기인 데다 이 지역은 집값 낙폭이 2% 미만으로 둔화된 상태라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2ㆍ26 전월세 선진화방안으로 당분간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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