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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인사청문회 '아듀, 김중수 시대' 선언… "장 바뀌면, 적절한 변화 필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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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약속한 대로 행동하는 언행일치 전통을 확립하겠다."


이주열 신임 한국은행 총재 후보가 '아듀, 김중수 시대'를 선언했다. 개정된 한은법에 따라 19일 사상 처음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된 그는 정책 구상을 밝히며 여러 차례 현 김중수 총재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두 사람은 구원(仇怨)이 있는 사이다. 이 총재 후보는 2012년 부총재 퇴임식에서 현 김 총재의 인사 방식 등을 성토하며 한은을 떠났다.

그는 "최근 한은의 통화신용정책, 특히 금리 부분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는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의 지적에 "그간 한은의 금리정책 운용이 시장기대와 괴리를 보인 경우가 있어 비판의 대상이 되곤 했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통화정책 성패의 관건은 시장과 국민으로부터의 신뢰이며, 신뢰
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속한 대로 행동하는 언행일치 전통'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 김 총재의 언행 불일치를 에둘러 꼬집는 발언이다. 2010년 하반기와 지난해 5월 금융통화위원회 당시처럼 김 총재는 금리 인상 신호를 주고 동결하거나, 동결 신호를 주고 돌연 금리를 내려 시장을 아연실색하게 하는 일이 잦았다.

취임 이후 금리의 방향을 엿볼 수 있는 발언도 나왔다. 이 총재 후보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그에 따른 가계부채 부실화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는 민주당 김현미 의원의 질의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해외자본 유출 압력이 커질 경우 국내에서도 금리인상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금리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평균적으로 볼 때 어느 정도의 금리상승 부담은 가계가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상승으로 인한 가계부채의 대규모 부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퇴임사의 진의를 묻는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의 질문도 피해가지 않았다. 이 총재 후보는 부총재 퇴임사에 "60년에 걸쳐 형성된 고유의 가치와 규범이 하루아침에 부정되면서 혼돈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는 이 발언이 "2010년 7월부터 시작된 금리인상이 시기와 속도면에서 모두 잘못된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이 제기되었는데, 옳고 그름을 떠나 그런 비판이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문제로 이어졌다는 점에 책임감을 느낀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 후보는 아울러 "그간 한은은 오랜 기간에 걸쳐 쌓아온 평판과 성과, 다수가 수긍하는 객관성을 기준으로 인사를 운용해 왔다"면서 "구성원들도 이에 맞추어 자기관리를 해 왔으나 이런 원칙이 단기 성과에 의해 외면되었음을 언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김 총재가 통화 정책이나 조직 운영에서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는 세간의 평가를 인정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총재 후보는 나아가 조직 운영의 변화도 예고했다. 그는 "조직의 장이 바뀌면 적절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조직개편이나 인사 문제는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 조직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 장남의 병역 면제 논란에 대해서는 "아들이 무릎을 크게 다쳐 군대에 가지 않은 것"이라면서 관련 서류를 통해 충분히 소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사이 한은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새 총재 후보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출근길 직원들은 본관 1층 카페테리아에 모여 인터넷을 통해 청문회를 시청할 수 있는 사이트 주소를 공유하기도 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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