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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밥상①]‘바쁘다 바빠’ 직장인, 간편 도시락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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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밥상①]‘바쁘다 바빠’ 직장인, 간편 도시락 불티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한 직장인이 인스턴트 도시락을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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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박진수(33·가명)씨는 며칠째 점심시간에 편의점을 찾았다. 업무에 쫓겨 편의점 도시락으로 급히 점심을 때우기 위해서다. 남부러울 것 없는 연봉을 받는 그지만 정작 박씨는 평일에 제대로 된 밥상을 마주할 겨를이 없다. 이날도 그는 따뜻한 밥과 국으로 식사를 즐기기는커녕 급히 도시락을 데워 단 몇 분 만에 허기를 달래야 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이식위천(以食爲天)’이라는 말이 있다. ‘먹을 것을 하늘로 삼는다’는 뜻이다. 예부터 인간은 건강하고 풍족한 밥상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인의 밥상은 퇴보하고 있다. 시간이나 돈 혹은 ‘건강한 식탁’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저(低)영양, 고(高)나트륨의 부실한 밥을 먹는 것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은 2만4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1953년 67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GNI와 비교해 약 350배 넘게 성장한 수치다. 하지만 우리의 밥상 수준은 소득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현대인이 부실한 식사를 하는 주된 원인은 다름 아닌 ‘시간’이다.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으로 분초를 다투며 살다보니 건강한 밥상을 위해 투자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에 젊은 직장인은 인스턴트 도시락의 핵심 구매층으로 떠올랐다. 편의점 업체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편의점 도시락을 구매하는 주고객은 20~40대 남성 직장인으로 나타났다. 전체 고객 중 20~30대 남성은 약 22%, 30~40대 남성은 약 44%로 총 66%를 차지했다.


상권별 점유율로는 사무실 밀집지역이 약 35%로 가장 높았고 주택가(21.3%), 유흥가(16.9%), 학원가(9.2%) 등이 뒤를 이었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삼아온 편의점 인스턴트 도시락이 학생들이 많은 학원가보다 사무실 인근에서 4배 가까이 팔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대표적 오피스 밀집지역 중 하나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36)씨는 "예전보다 확실히 도시락이 많이 팔린다"며 "대부분 혼자 와서 먹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로 30대 남자가 많다"면서 "아마 혼자 식당을 가기 싫으니 간단히 먹고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문은지(22·여)씨에 따르면 도시락을 구매한 손님들의 식사 시간은 10분이 채 안 된다. 문씨는 "빠르면 5분 만에 먹고 나가는 손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편의점 도시락이 심각한 ‘영양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2012년 소비자시민모임이 도시락 전문점,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9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도시락 한 끼로도 최대 2293.7mg의 나트륨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29세 남자의 나트륨 목표섭취량이 하루 2000mg이니 간편 도시락이 나트륨 과다 섭취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필수 미네랄도 부족해 칼슘의 경우 한 끼 권장량의 20%도 못 미치는 제품도 있었다. 우리나라 50대 이상에서 골다공증을 앓는 비율이 여자 35%, 남자 8%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마그네슘, 구리, 철 같은 무기질도 한 끼 권장 섭취량의 3분의 1수준이다.


[위험한 밥상①]‘바쁘다 바빠’ 직장인, 간편 도시락 불티
[위험한 밥상②] 치솟는 밥값 앞에 무기력한 서민
[위험한 밥상③]“그동안 우리가 먹은 건 킬링(killing) 음식”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노태영 수습기자 factpoet@asiae.co.kr
손선희 수습기자 sheeson@asiae.co.kr
이장현 수습기자 inside@asiae.co.kr
유제훈 수습기자 kalamal@asiae.co.kr
최서연 수습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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