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에 약 6000명의 대규모 병력을 파병한 가운데 유럽과 미국이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세계 경찰국가를 자처해온 미국이 유럽에 비해 이해관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개입할 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CNN은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한 20개 문답 기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택사항 중 제재 조치가 최우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군사행동 등 적극적인 개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입장은 다소 애매할 수도 있다. 전통적 우방인 유럽을 도와야 하지만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크림 반도에 이권이 많이 얽혀 있는 러시아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리처드 닉슨, 제럴드 포드, 로널드 레이건과 빌 클린턴 등 여러 전직 미 대통령을 보좌했던 리처드 거젠은 푸틴이 크림 반도에서 통제권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서방이 취하는 제재 조치는 아주 미약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크림 반도라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 서방의 제재 조치는 감수하고 적극적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미국이 러시아에 압력을 넣을 경우 이란 핵 협상 등 세계 핵무기 감축에 협조해왔던 러시아가 태도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미국이 제재 조치를 취하는 자체만으로 미국과 러시아 간 관계를 멀어지게 만들 위험이 있다며 이는 지난 20년간 러시아와 함께 해왔던 모든 노력들을 허사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치권도 군사 개입은 최후의 수단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민주·공화 양 당 의원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대응책으로 군대보다는 경제·외교적 제재 조치를 요구했다고 1일 보도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밥 코커 상원의원(테네시주)은 이날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러시아의 도발적인 행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유럽의 동맹국들과 협력해 의미있고 단합해 대응책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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