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시즌 앞두고 골프용품 점검, 그립 교체와 로프트와 라이각도 체크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골프채도 건강 검진이 필요하다.
2월의 끝자락에 접어들면서 아침에는 여전히 쌀쌀하지만 낮 최고 기온은 이미 10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쯤 되면 당연히 실전 플레이가 충분한 날씨다. 2014시즌 본격적인 라운드가 계획됐다면 골프채를 꺼내 말끔하게 손질해 보자. 단순히 먼지만 털어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병원(피팅센터)을 찾아야 탁월한 성능을 발휘할 수도 있다.
▲ 그립 "닦고, 교체하고"= 먼저 그립 점검이다. 건조한 겨울을 지나면서 경화됐을 확률이 높다. 만약 세척하지 않고 보관했다면 손에서 묻은 염분으로 인해 이미 손상이 심해졌을 수도 있다. 딱딱하게 굳었거나 너무 오래돼서 미끄럽다면 필요이상 강하게 잡아 훅을 내기 쉽다. 일단 중성세제로 깨끗이 닦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털어낸 뒤 그늘에서 말린다.
상태가 심각하다면 이번 기회에 새 것으로 교체한다. 물론 교환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그립은 인체와 골프채의 유일한 '연결고리'다. 조금만 잘못돼도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불과 몇 g이지만 교체 과정에서 무게와 두께가 미세하게 달라져도 스윙 웨이트가 변화해 샤프트의 강도에 영향력을 미친다. 밸런스가 무너지면 스윙 전체가 망가지는 최악의 사태로 직결된다.
▲ 아이언 "로프트와 라이각 점검"= 추운 날에는 드라이버 페이스가 깨지기 쉽다. 현대의 클럽메이커들은 아마추어골퍼들의 비거리 증대를 위해 반발력이 높은 초박형 페이스를 채택하고 있다. 페이스 반발계수가 0.83을 넘는 비공인, 이른바 고반발 드라이버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당분간은 연습장에 갈 때도 빼놓는 게 상책이다.
페어웨이우드와 아이언 헤드, 샤프트(스틸) 등 소재가 철인 부분은 녹이 슬기 쉽다. 산소와 만나 부식되고, 습기나 염분이 가세하면 그 속도가 더 빨라진다. 이럴 때는 WD-40 같은 방청제를 활용해 녹을 걷어낸다. 아이언은 그루브 사이에 낀 이물질을 제거한다. 거리 편차가 일정하지 않거나 방향성에 이상이 있다면 로프트와 라이각을 점검해야 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연철 단조 아이언은 철이 무른 특성 때문에 뒤땅을 많이 칠 경우 변형될 수 있다. 선수들이 멀쩡한 골프채도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이유다. 타이틀리스트와 캘러웨이, 핑, 브리지스톤 등 메이저브랜드들은 대부분 직영 피팅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다. 백스핀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웨지들은 라운드 직후 미지근한 물로 씻은 뒤 브러시로 홈을 세밀하게 닦아서 보관한다.
▲ 오래된 골프공 "라이벌에게 선물한다"= 골프공도 추위와 습기를 싫어한다. 실제 기온이 높거나 고지대에서는 멀리 날아가고, 춥거나 물 위를 비행할 때는 상대적으로 비거리가 줄어든다. 오래된 골프공도 마찬가지다. 2년이 지났다면 보관 상태에 따라 최대 20%까지 비거리 손실이 있다. 습기에도 약하다. 코어의 압축력이 느슨해지고, 반발계수(COR)가 떨어진다. 이런 공이 많다면 라이벌에게 슬쩍 선물한다.
골프장갑과 골프화 역시 세탁 후 그늘에서 말리는 등 공을 들여야 한다. 골프장갑은 그립감에도 직결된다. 손에 맞지 않는 건 과감하게 버린다. 골프화는 안창을 수시로 말려주고, 가죽에는 크림 타입의 보호제를 칠해 두면 수명이 연장된다. 골프백은 통째로 뒤집어서 흙이나 잔디조각 등 지저분한 찌꺼기를 모두 털어낸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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