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출신 영입 인사 전진 배치, 중장기 기술 경쟁력 확보 나서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2013년 좋은 실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SK하이닉스를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2014년을 생각하면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D램과 낸드 솔루션에서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기존 메모리를 넘어선 영역에 대한 도전이 필수다."(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1월 신년사)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가격 상승으로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 14조원, 영업이익 3조3800억원을 기록했다. 불과 2012년만 해도 매출 10조1620억원, 영업손실 2270억원을 기록했던 회사가 1년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신년사에서 '위기'라는 단어를 꺼냈다.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기존 사업의 성장성은 높지만 앞으로의 성장을 책임질 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였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매출의 96%를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거뒀다. 파운드리, 이미지센서 사업의 매출 비중은 4%에 불과했다. 사업 체질을 변화시키지 않을 경우 반도체 시황에 따라 실적이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
4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미래기술전략총괄직에 서광벽 사장을 영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 사장은 미국 인텔을 거쳐 지난 2000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시스템LSI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2009년 삼성전자를 떠나 2012년 하반기까지 국내 팹리스 업체 코아로직 대표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서 사장이 맡은 미래기술전략총괄은 영업, 연구개발(R&D) 등 일체의 업무를 벗어나 SK하이닉스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한다. D램과 플래시메모리 사업 비중이 높은 현 사업 구조를 차세대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등으로 확대하기 위해 기술 로드맵을 짜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기존 메모리 사업은 지난해 영입된 오세용 제조부문장(사장)이 그대로 담당한다. 오 사장은 삼성전자 펠로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다. 오 사장은 삼성전자를 떠난 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빙 교수를 맡고 있던 중 SK하이닉스에 영입됐다.
R&D 역시 오 사장과 함께 영입된 이석희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총괄한다. 이 원장은 D램 및 낸드플래시의 미세공정 극복을 위한 신 소재와 공정기술, 차세대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기술전략총괄에서 신사업, 신기술 개발에 대한 로드맵을 정한 뒤 미래기술연구원에서 선행 기술 개발을 맡고, 제조부문이 여기서 개발된 기술을 실제 제조 현장에 도입하는 형태의 연구개발 구조를 갖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가 삼성종합기술원, 각 부문별 연구소, 제조 현장 등으로 각각 미래먹거리, 선행기술 개발, 제조 현장 도입 등의 과정을 거치는 것과 흡사하다. SK그룹이 그룹차원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의 큰 틀을 짜는 수펙스총괄추구협의회에 임형규 부회장(전 삼성종합기술원장)을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전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지금까지 메모리 반도체로 성장해 왔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이 없다면 앞으로의 성장은 답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인 기술 전략을 바탕으로 선행기술, 공정기술 등 체계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