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민 롯데인재개발원 인재경영연구소장의 '어떻게 일하며 성장할 것인가'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당신은 누구인가 ?' 사회초년생인 당신이 이런 질문을 받았다 치자. 대개 "나는 00기업 직원 000입니다"라며 명함을 건넨다. 명함은 회사가 만들어 준다. 회사의 브랜드가 곧 당신이다. 직장인은 대부분 회사가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산다. '그렇지 않는가 ?'
어학 연수하고, 스펙 쌓고, 갖은 노력을 다해 어렵사리 회사에 들어 온다. ‘취업 대란’ 속, 당당히 취업한 사람은 가족과 친구, 그리고 회사의 축하를 받으며 출근한다. 사원증을 목에 걸고 지갑에는 빳빳한 명함도 넣어두고......
하지만 고생길이 시작된다는 걸 아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연일 거듭되는 야근에 피로는 가실 줄 모르고, 작은 실수라도 하면 기다렸다는 듯 직장 상사의 ‘호통’이 떨어진다. 곧 집은 잠만 자는 여관으로 전락한다. 나만의 시간이라고는 좀처럼 챙기기 어렵다. 그리곤 자신에게 묻는다.
“이 회사 계속 다녀야 하나 ?”
전영민 롯데인재개발원 인재경영연구소장이 쓴 책 '어떻게 일하며 성장할 것인가'는 사회초년생에게 직장 선배로서의 길잡이 역할을 자처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어떻게 일할 것인가', '월급은 무엇인가', '왜 경쟁이 필요한가', '왜 공부해야 하는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열정은 무엇인가', '지금이 위기인가' 등등 저자의 질문을 따라가 보면 지금 각자가 서 있는 위치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또한 이 책은 단순한 멘토링에 그치지 않는다. 질문마다 기업사와 인류사를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 인문적인 해법이 곁들여 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건전지’같은 삶을 살지 말고 스스로 에너지를 발하는 ‘발전기’와 같은 삶을 살아라." 저자가 책을 통해 말하려는 메시지다.
저자는 ‘변화’를 발전기의 원료로 표현한다. '지금 당장 처리해야할 과제도 복잡한데 변화하라니......'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릴 노릇이다. 또 귀찮기도 하다. 저자는 바로 그 순간이 변화할 시기라고 강조한다. 누구나 급변하는 세상에서 한번 배운 걸 평생 써먹기 어렵다. 이에 저자는 ‘변화’의 방향을 이렇게 설명한다.
“내가 오늘 당장 해야 할 일은 눈앞에 펼쳐져 있는 숲의 엄청난 나무를 다 베는 것이다. 오늘 중에 다 해낼 수 있을 지는 정말 의문이다. 너무 양이 많다. 저걸 오늘 중에 다 베지 못하면 팀장에게 엄청나게 혼나게 생겼다. 더구나 나에게는 녹슨 도끼 한 자루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제 도끼날을 날카롭게 가는 일을 먼저 해야 할까? 아니면 나무 벨 시간도 부족한데 도끼날을 갈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투덜거리며 녹슨 도끼를 들고 나무를 찍어야 할까?”
저자가 말하는 변화란 도끼날을 벼리는 것이다. 녹슨 도끼를 갈아 녹을 벗겨내면 도끼는 비로소 제 빛을 찾는다. 즉 변화란 자신만의 빛을 찾게 해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변화를 지속시키는 방법은 일상에서 변화의 플랫폼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변화의 플랫폼이란 행동 계기 혹은 행동의 방아쇠다. ‘특정한 계기에 도달하면 특정한 행동을 하겠다는 사전 계획’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여러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변화를 이뤄가는 길이다. 저자는 "똑같은 탄소로 구성됐지만 하나는 흑연이 되고 하나는 다이아몬드가 되는 것처럼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든다"고 조언한다. <전영민 지음/클라우드나인 출간/1만5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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