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통상 엔화약세는 글로벌 자산시장에 호재성 성격이 강했다. 역사적으로 엔화약세기에 자산시장에 버블이 형성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엔화약세는 신흥국이 안고 있는 거시경제 환경을 감안하면 과거와 같이 자산가격 상승 붐으로 연결되는 모멘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엔화약세기에 나타난 자산시장 붐은 미국의 저금리정책, 강력한 글로벌 수요, 생산성 증가, 투자 가속 등 여러 복합요인이 결합돼 자산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엔화약세라는 환경적 변화가 첨가돼 나타난 결과"라며 "현재의 경우에는 이머징마켓 국가들이 안고 있는 경상적자, 통화약세, 수요 부진 등을 감안할 때 달러화 자금 회수와 이로 인한 역자산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대표적인 엔화발 자산시장 버블시기로 1995년 역 플라자 직후를 꼽았다. 당시 신흥국 통화는 달러화와 연동돼 동반 강세를 보여 수출경기 악화, 경상적자, 과잉설비 확대 등 문제가 부상했지만 글로벌 유동성 유입으로 자산 버블과 함께 소비가 활성화되는 착시 현상이 벌어졌다.
박 팀장은 "당시에는 미국경제 호황과 중국경제 고성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시나리오"라며 "현재로서는 중국은 구조개혁 과정에서 성장동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도 자국 위주의 회복 정책을 펼치는 만큼 지금의 엔화 약세는 글로벌 자산가격, 특히 위험자산 가격이 대세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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