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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1차대전 연상케 하는 日 환율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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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아시아블로그]1차대전 연상케 하는 日 환율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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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6월28일 보스니아 사라예보에서 총성이 울렸다. 이곳을 방문한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가 자객에 의해 피살됐다.
오스트리아는 세르비아와 국교를 단절하고, 7월28일 선전포고를 했다. 제 1차 세계대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황태자 부부의 피살은 빌미일 뿐 1차 세계대전은 제국주의와 민족주의, 군국주의가 어우러져 터진 일류 역사상 첫 패싸움이다.


독일, 오스트리아(동맹국)와 영국, 프랑스, 러시아(연합국)간 싸움은 아메리카대륙은 물론 아시아대륙으로까지 번졌다. 전쟁 초기 중립을 선언한 미국이 참전했고, 일본
은 영일동맹을 근거로 전쟁판에 은근슬쩍 숟가락을 얹었다.

유럽에서 시작된 1차 세계대전은 세계 질서의 주도권이 유럽대륙에서 아메리카대륙으로 넘어가는 단초가 됐다.
또 아시아의 어두운 역사가 잉태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청일전쟁(1894년∼1895년)과 러일전쟁(1904∼1905년)을 통해 검은 야욕을 드러냈던 일본은 1차 세계대전으로 아시아의 패권을 움켜쥐었다.


올해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딱 100년이 됐다. 한 세기가 지났지만 일본 정치권은 100년 전 향수에서 여전히 취해있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가 대표적이다. 야스쿠니 참배는 기억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일본인들의 향수를 불러 오기에 충분한 이벤트다.

영토분쟁 또한 일본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좋은 도구다. 일본은 댜오위다오를 두고 중국과 일촉즉발 기싸움을 벌이고 있고, 쿠릴열도를 놓고 러시아와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향수자극보다 더 심각한 한 것은 경제정책이다.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틈 타(마치 100년 전 남의 전쟁판에 숟가락을 얹듯) 엔화를 풀고 있다. 엔화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총과 칼 대신 화폐(환율)를 무기삼아 100년 전 영광(?)을 되찾겠다는 모양새다. 엔저정책은 중국과 미국간 헤게모니 싸움에서 경제적 이익을 챙겨보겠다는 검은 속내도 담겨 있다.


엔저는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일본 제품의 쏠림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쏠림현상은 한국 경제에 치명타다. 미국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본차의 미국내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한 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전년대비 0.36% 감소한 125만5962대를 미국에 판매한 것과 달리 일본 도요타(224만대)와 혼다(153만대)는 각각 7% 성장했고, 닛산(124만8420대)은 9%나 판매가 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일본산 부품 등 소재까지 감안하면 아베의 경제정책은 일단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해외 경제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우리 정치권은 여전히 정쟁중이다. 노동계는 새해 벽두부터 총파업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자신들의 눈앞에 놓인 이해관계에만 집중할 뿐 일본 열도에서 출발한 엔저 먹구름에는 관심이 없다.


100년 전 외부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던 조선시대와 별 차이가 없다. 엔저는 우리 기업차원에서 해결하기 쉽지 않은 외생변수다. 정치권과 노동계가 엔저를 간과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조영신 기자 asc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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