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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어릴 때 '금융'을 배워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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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어릴 때 '금융'을 배워야 하는 이유 김종수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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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 대한 열정(1997)'.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의 자서전. 오래전에 절판된 책이다. 중고서점에서 어렵사리 구했다. 행운이다. 8살이었던 슐리만은 아버지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게오르크 폴트비히 예러스의 '어린이를 위한 세계사'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 트로이 전쟁에 얽힌 이야기를 진실로 믿었고, 직접 확인하는 것이 꿈이 됐다. 돈을 모았고 마침내 41세에 고대문명 발굴에 나섰다. 그리스 고대 문명의 찬란한 역사를 되살려낼 수 있었던 힘은 결국 동심(童心)과 조기교육에서 싹텄다.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는 사례는 얼마 전 우리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있었다. 지난 6일 서울 천호동 소재 성덕고등학교. 강단에 선 박종규 우리자산운용 사장은 "엑소(EXO)나 빅뱅이 아니라 실망했어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강의를 시작했다. 펀드ㆍ재테크 등 어려울 수 있는 투자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강의 중간중간 퀴즈를 내고는 문화상품권도 나눠줬다. 강의가 끝나자 학생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한 학생은 "이제 곧 대학생이 되거나 사회로 나가는 우리들에게 소중한 강의였다"면서 "지금부터 재테크에 대한 계획을 짜야겠다"는 말로 강의 후기를 남겼다. 지난 3~20일 박 사장을 비롯 내로라하는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이처럼 고교생을 대상으로 릴레이 재능기부 행사를 했다.

오늘날의 사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 금융지식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직업을 가졌더라도 사회생활에서 금융관리를 잘못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멀쩡한 사람들이 신용카드를 남용하거나 '인생 한방'을 위해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가 빚에 허덕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동안 가정과 학교에만 맡겨졌던 금융교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빠른 성장을 거뒀다. 이면에는 사회양극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상위 1%가 대한민국 국민 전체소득의 16.6%를 가졌고, 상위 20%가 전체소득의 47.6%를 차지하고 있다. 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1990년대 국민 100명 중 75명꼴이었던 중산층 규모는 해마다 줄었다. 2010년대 들어서면서 100명 중 67명꼴로 감소했다. 이는 소비의 중요한 주체인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구매력 약화를 초래했고, 결국 경제여건이 쉽게 활로를 찾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화정책의 신(神)의 손'으로 불리던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001년 한 강연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주식 등의 고수익ㆍ고위험 금융자산과 금융지식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소득격차로 직결된다. 따라서 초중등학교 때부터 기초적인 금융지식을 가르쳐야 한다. 조기 금융교육은 양극화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금융지식의 격차가 양극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다. 가난이 대물림 되듯이 금융지식의 격차가 다음 세대까지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한국경제의 장래는 청소년들의 손에 달려있다. 이들의 지식과 감각, 노력에 한국경제의 내일이 결정되고 은퇴세대의 노후도 좌우될 것이다. 최근 금융투자업계 CEO들이 청소년의 금융교육에 열을 올리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시의적절하다. 본래 '금융(Finance)'도 '목적에 도달하다. 끝마치다'라는 의미의 옛 프랑스어 '피네(fine)'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금융은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적절한 관심과 투자가 따라준다면 금융교육은 분명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사회를 떠받치는 허리라 할 수 있는 중산층을 되살릴수 있는 단초가 되리라고 본다. 나아가 금융투자업계의 사회적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장기투자 문화 확산 등 건전한 자본시장을 완성하는 데도 탄탄한 시금석이 되어 줄 것을 확신한다.






김종수 증권부장 kjs33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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