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페이스] 황야성 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인도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9%대에서 올해 4%대로 추락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세계 경제는 1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인 '용(중국)'과 '코끼리(인도)' 덕에 파국을 피할 수 있었다. 중국도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인도와 달리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진 것은 아니다.
내년 총선을 계기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돼야 하는 '휘청거리는 코끼리' 인도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중국 출신 인도 전문가인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황야성(黃亞生) 교수(사진)는 인도가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IT·소프트웨어 산업에 기대 성장해온 인도 경제의 기존 판을 깨야 한다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최근 '다시 보는 인도(Reimagining India)'라는 제목의 책 한 권을 내놓았다. 학계 전문가, 기업인, 언론인은 물론 댄서, 식당 경영자, 체스선수 등 많은 사람이 나름대로 인도에 대한 생각을 적은 글이다. 60개의 글 가운데 하나는 황 교수가 쓴 것이다.
'다시 보는 인도'는 인도가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지위를 회복하고 있지만 과연 낙관적으로만 볼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담긴 책이다. 제목 그대로 인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황 교수는 인도의 노동시장 개혁이 중요한 열쇠라고 지적했다. 12억 인구 모두가 IT·소프트웨어 분야에만 종사할 수 없으며 여성, 농촌 출신들도 일할 수 있는 제조업·서비스업 분야까지 발전시켜야 한다는 게 황 교수의 논리다. 특정 산업에 치우치면 인도의 모든 가능성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제대로 교육 받지 못한 비숙련 인력을 위해 제조업·서비스업 발전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의 노동시장 규제가 IT나 소프트웨어 일자리에 별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가장 필요한 제조업 일자리만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인도 정부가 건강·교육 등 사회 분야에 좀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세금은 더 거둬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세금을 충분히 걷지 못해 정부가 교육·건강 부문에 투자할 여력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인도가 성장률 5~6%를 달성해야 탄탄하게 성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베이징(北京) 태생인 황 교수는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 싶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1985년 하버드 대학 행정학부 과정을 마쳤다. 1991년에는 하버드 대학 존 F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미시간 대학과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한 바 있는 황 교수는 현재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국제경영학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중국연구소와 인도연구소를 설립해 현재 소장까지 맡고 있다.
세계은행 컨설턴트로도 활동한 그는 월스트리트저널, 이코노미스트, 비즈니스월드 등 유력 매체에 많은 글을 쓰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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