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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젤Ⅲ 도입' 금융당국…조건부자본 시장 활성화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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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자본 시범 발행 검토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보다 강화된 은행 건전성 규제인 바젤Ⅲ가 이달부터 시행되면서 금융당국이 '조건부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은행의 자본조달 방식 가운데 하나인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이 자기자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조건부자본 조항을 적용받아야 하는데, 적어도 일 년 동안은 조건부자본 발행이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0일 "조건부자본이 국내에서는 생소해 은행들이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조달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내년 중 일부 은행을 대상으로 시범 발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업법 개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은행들이 최소한의 자본을 확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조건부자본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은행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업법 시행세칙에 '조건부자본'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법적인 근거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은행업법 자체에 이를 명시하기로 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조건부자본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기로 나선 것은 선제적인 성격이 강하다. 은행들이 자본을 조달해야 할 상황에 앞서 시장을 미리 조성해놓겠다는 것이다.

현재 조건부자본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필요성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젤Ⅲ 시행 직전인 지난달까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액이 9조7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규모가 조달됐다. 내년에 끌어들일 자본까지 이미 확보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후순위채 같은 보완자본비중은 2.5%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낮다. 은행 건전성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대부분 10%를 크게 웃돌 정도로 양호한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은행이 필요로 하고, 시장이 사려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내년을 조건부자본시장 조성의 호기로 보고 있다. 은행들이 이미 여유 자본을 확보한 만큼 시범발행에 별다른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식전환, 상각조건, 조달 금리 등 다양한 요건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은행업법 개정과 함께 은행이 발행한 조건부자본증권이 지주회사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도 마련키로 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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