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이 작년 350%에서 올해는 30% 선으로 뚝 떨어졌다. 변화무쌍한 날씨 탓이다.
김학현 농협손해보험 사장은 9일 "올해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은 30%선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은 자리에서 "농작물 피해의 80% 이상이 태풍을 동반한 집중호우 때문에 발생하는데, 올해는 다행히 태풍이 비켜가 손해율이 낮아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농작물재해보험은 태풍, 우박 등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농작물에 대해 보상해 주는 보험이다. 국내서는 농협손해보험만 상품을 팔고 있으며, 이를 다시 삼성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등 민간 손해보험사 6곳이 재보험으로 받는 구조다.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이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가운데 고객들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손해율이 10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보험료 대비 보험금이 적게 나갔다는 의미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적어도 손실은 보지 않았다는 얘기다.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은 태풍 피해가 전혀 없었던 2008년에는 45% 선에서 머물렀다. 하지만 다음해인 2009년부터 태풍과 우박 등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으면서 4년 연속 100%를 웃돌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태풍이 3번씩이나 지나가면서 손해율이 357%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손보사들은 1370억원의 보험료를 받아 총 4910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해 35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봤다. 물론 농민들을 위한 정책성 보험이라 정부가 일정 부분을 보전해 줬지만 손보사들의 피해는 불가피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사과, 배, 감(2종), 감귤 등 5대 과실보험 상품에 집중돼 있다. 이들 과실보험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75%에 달한다. 때문에 농작물 피해 보상액은 이들 과실의 수확이 마무리되는 11월 말이돼야 최종 집계된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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