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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안전과 생계'는 뒷전, 평행선 달리는 철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6초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9시40분 차 타려면 한 시간을 기다려야 되는데 추워서 어떻게 할지…."


"철도 민영화가 돼서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보단 지금 좀 불편한 게 낫죠."

전국철도노조가 9일 오전 9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9일 현장에서 파업의 여파를 체감한 시민들은 똑같은 사안을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노조와 코레일만큼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노조 측은 수서발 KTX 법인의 계열사 형태 출범이 '철도 민영화'의 출발점이라며 이를 재검토할 것과, 임금 6.7% 인상을 요구했다. 총파업이 시작되면서 이날 서울역을 지나는 상행 14개, 하행 16개 노선의 운행이 중단됐다.

첫날 KTX 노선은 비상인력 투입으로 운행에 큰 무리가 없었지만 서울에서 경기도권을 오가는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무궁화호와 새마을호는 파업의 영향을 비켜가지 못했다.


수원에 있는 시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돌이 갓 지난 아이를 데리고 나온 한 시민은 "1주일에 적어도 서너 번은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앞으로 열차가 더 줄어들게 될지도 모르고, 매번 아침에 나와서 확인을 해야 하니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직장인 김민성(34)씨는 "조금 다른 상황이긴 하지만 공공시설이 민자사업 형태로 운영됐을 때 어떤 상황이 생길 수 있는지 서울 지하철 9호선을 통해 봤기 때문에 노조가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불평하는 시민도, 지지하는 시민도 '안전과 생계'에 지장을 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았다.


이날 코레일은 감축운행된 열차 현황을 창구 한쪽 끝에 붙여놨을 뿐 별도로 이를 안내하는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다. 전면파업으로 비상인력이 투입되면서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노조 측은 참아달라는 말만 내놓을 뿐이다.


12월의 동투(冬鬪)가 뜨거운 가운데 철도의 미래는 직선으로 쭉 뻗은 철로와 달리 어떻게 전개될지 앞을 내다보기 힘들어 보인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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