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공공공사 발주 물량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공공공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소건설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일자리 급감을 막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김흥수)은 '공공공사 동향 분석 및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공공공사 발주 물량이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대비 22.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중견 건설업체들이 주로 수주하는 300억~1000억원 미만 공사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300억~1000억원 공공공사는 2008년 253건에서 지난해 155건으로 38.7% 감소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2008년 10조6014억원에서 지난해 6조4741억원으로 4조1273억원 줄었다.
1000억원 이상 초대형 공사도 감소세다. 건수 기준으로 2008년 138건에서 지난해 81건으로 41.3%, 금액 기준으로 같은 기간 18조2335억원에서 12조109억원으로 6조2226억원 줄었다.
이에 건설사들의 경영환경은 올 들어 크게 심각해지고 있다. 지방 건설업체 중 공공공사를 한 건도 따내지 못한 업체가 지난해 상반기 2180개(지방 건설업체의 29.6%)였으나 올 상반기에는 2287개(지방 건설업체의 31.3%)로 더욱 증가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전체 공공공사가 발주기관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준정부기관의 물량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공기업은 부채가 급증하며 벌어들인 수입 한도 내에서 사업을 집행할 것을 요구받고 있고 지자체는 재정 자립도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공공공사 발주 물량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란 보고서의 전망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최은정 책임연구원은 "중소 건설업체는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공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공공공사 물량의 감소는 중소 건설업체의 부도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면서 "지방 경제에서 건설산업의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지방 경제가 더욱 침체될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지방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전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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