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김용 세계은행(WB) 총재는 4일 인천 송도에 세계은행 서울사무소 설치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국제적 역할이 확대될 것을 기대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해줄 것을 강조하면서 특히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관심을 당부했다.
김 총재는 3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서울사무소 개소 기념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새로 출범하는 한국사무소가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한국의 활발한 민간부문과 지식을 충분히 활용해 앞으로 국제적 역할을 더욱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극빈을 종식하고 동반 번영을 촉진하자는 세계은행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빈곤 퇴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강조했다.
그는 "2010년 기준으로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국가 3분의 1 이상의 극빈율이 50%를 초과하고 있다"면서 "그 중 12개국에서는 극빈율이 60%가 넘으며, 4개국에서는 80%가 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총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사헬지역을 방문한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예상대로 사헬지역의 생활조건은 열악했지만 저를 놀라게 한 것은 그런 부정적인 측면이 아니라 그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긍정적인 일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르키나파소는 올해 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들은 와가두구를 중심으로 많은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했다"면서 "하지만 이들은 전기료로 ㎾h당 74센트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의 7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김 총재는 "만일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사헬지역을 유연한 무역 장벽을 갖춘 경제구역으로 만들 수 있다면, 또 해외 직접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면 이곳의 성장과 개발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과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과거 '바스켓 케이스(basket case)'라고 불리며 희망이 없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제는 어떤 국가에도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제 한국은 G20을 통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하고 있고 세계은행 산하의 빈곤지원기금인 IDA에도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고 전했다.
2000년만 해도 2억달러 미만에 불과하던 한국의 해외 개발원조가 2011년에는 13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10년 동안 6배로 증가했다는 것.
김 총재는 "내일이면 세계은행 한국사무소를 출범하게 되는데 좋은 일로 한국을 다시 찾게 돼 무척 기쁘다"면서 "이번 방문 일정에서 빈곤 종식과 동반 번영 구축을 앞당기기 위한 협력 방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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