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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機 운용 어떻게…" 계산기 두드리는 産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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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대한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항공기 구입이나 매매 리스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최근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주채권은행으로서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2일 홍기택 KDB금융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의 항공기 매각 등과 관련) 구체적으로 얼마나 부채비율이 떨어지는지 계산하고 있다"며 "대한항공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아 산업은행이 자체적으로 다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 해소를 위해 항공기를 매각, 다시 리스해 쓰는 방식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감 이후 산은 측이 대한항공의 항공기 운용에 대한 생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은은 대한항공의 향후 항공기 운용을 두 가지 정도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첫 번째는 홍 회장이 앞서 밝힌 것처럼 기존 항공기를 매각해 리스로 바꾸는 '매각 후 재임대(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세일 앤드 리스백이란 기업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우선 보유한 자산을 매각한 뒤 다시 임차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기존에 갖고 있는 항공기를 매각해 부채비율을 떨어뜨리고, 향후 상황에 따라 소유권을 되찾을 수도 있다.

홍 회장은 "구체적으로 몇 대를 매각해야 얼마나 부채비율이 떨어지는지를 알아보고 있다"며 "항공산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은 것은 충분히 감안해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 산은은 대한항공이 앞으로 새롭게 구입할 항공기를 도입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심 중이다.


대한항공은 2018년까지 4조원을 투자해 보잉 B787기종 1대를 포함한 총 12대를 새로 사들일 계획이다. 그러나 기존에 운용하던 방식대로 사들인다면 부채비율이 대폭 올라갈 수 있다. 이에 따라 산은은 대한항공에 앞으로 구입할 항공기를 금융리스가 아닌 운용리스를 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금융리스의 경우 자동차 할부금융과 비슷한 방식이다. 항공기 소유권은 대한항공에 있지만, 할부 구입한 자동차처럼 장기간 돈을 갚아나가는 구조다. 산은 측은 금융리스의 경우 회계상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산은이 권고하는 운용리스의 경우 회계상 부채로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소유권이 리스사에 있어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대한항공 측에선 달가운 제안은 아니다. 비용이 금융리스에 비해 더 들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산은이 적극적으로 대한항공에 대한 관리에 들어간 만큼, 앞으로 양측 간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특히 금융당국이 동양 사태 이후 재무구조개선 약정 이행에 대해 철저히 보겠다고 밝힌 만큼, 어떤 식으로든 대항항공의 항공기 운용에 변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지난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900%에 달한다. 한진그룹은 2009년 산은과 부채비율 감축, 유동성 확보를 주요 내용으로 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뒤 아직 졸업하지 못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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