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시즌 제살 깍아먹기 할인 후폭풍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레드 서스데이'와 '블랙 프라이데이'.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추수감사절(목요일)과 그 다음 날인 금요일 유통가의 상황을 표현한 단어다.
상점들이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에 초특가 미끼상품으로 손님을 끌기 위해 준비하다 보니 목요일까지 적자지만 금요일이면 몰려드는 손님들 덕에 흑자로 반전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표현이 이제 별 의미 없는 것 같다. 미 유통가의 올해 연말 쇼핑시즌 분위기가 지나친 초특가, 할인기간 연장으로 전과 같지 않은 탓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리테일 메트릭스가 120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11월, 12월, 내년 1월 매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존 예상치인 10%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지난해 증가율 11.8%와 비교해도 격차가 매우 크다.
경제위기 이후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온·오프라인 상점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상점들은 손님을 끌기 위해 할인행사에다 할인률까지 높이고 있다. 이러다 보니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만으로 흑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연말 내내 세일해도 매출 성장률이 전만 못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월마트·베스트바이·메이시스 같은 주요 오프라인 매장은 아마존 등 온라인 매장에 뒤질세라 크리스마스 용품까지 앞당겨 싸게 팔고 있다.
월마트와 베스트바이는 최신 TV 가격을 역대 최저로 깎아주고 있다. 이익률이고 뭐고 매출부터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할인판매 개시일을 추수감사절인 목요일로 앞당긴 유통업체가 많다. 쇼핑시즌 1주 전부터 할인판매에 들어간 곳도 있다.
리테일 메트릭스의 켄 퍼킨스 사장은 “대대적인 할인행사로 유통업계의 실제 매출성장율이 예년과 달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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