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19일 정부의 산업용 전기료 6.4% 인상 발표에 대표적인 전력다소비업체인 철강업계가 '패닉'에 빠졌다. 산업용 전기료가 지난 1월 평균 4%에 오른 데 이어 일 년 사이에 10% 이상 오른 셈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011년 8월에 4.9%, 같은 해 12월 4.5% 등 2011년 8월~올해 11월 5차례 전기요금을 올렸다.
특히 전기료 인상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전기로 업체들이다. 전기로 사용비중이 큰 현대제철의 경우 지난해 낸 전기 값만 해도 8000억원이다. 국내 2위 전기로 업체인 동국제강도 작년 2000억원가량의 전기요금을 냈다. 자가발전율이 70%가 넘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포스코도 1년에 5000억원을 전기료로 지출했다.
중국산 철강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으로 원가가 상승하면 더 이상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강시장이 불황으로 기업경영이 한계에 몰린 상황에서 준조세 성격인 전기료를 일 년에 몇 번이나 인상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산업용 전기료 인상을 한다고 해도 제품가격에 반영될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며 "한중일이 글로벌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한국의 가격경쟁력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전기료 인상이 자칫 기업의 체질을 약하게 만들고, 결국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