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에디슨은 '노력' VS 2013년 저커버그는 '소통'
우연한 발견은 성공의 밑거름 그걸 발전시키는건 풍부한 교류
구글 신사옥, 직원간 거리 좁히고 트위터는 개인사무실 벽 없애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의 성공 요인을 묻는 질문에 "성공의 제 1요인은 행운"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창업자의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에는 뜻밖의 행운인 세렌디피티의 개념이 담겨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사람들이 미래를 주도하는 창의적 인재라고 인정받는 시대다. 과연 이들은 아이디어를 어떤 방식으로 얻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아이디어는 준비된 시기에 정해진 장소에서 얻어지지 않는다. 어떤 우연한 기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우연'만 믿고 나태해져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뜻밖의 기회는 우연히 발생하지만 준비된 자만이 그것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가 설립 초기 100번 넘게 시도한 후에야 최고급 백화점 입점에 성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을 기억하자.
19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신이 얻은 기회를 실행에 옮기려 부단히 노력해야 얻을 수 있다. '대박'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인재는 무엇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한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와 연결하는 소통역량이 뛰어난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소통은 아이디어를 키우는데 적합한 형태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포털 최근 직장인 6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업무 외의 시간을 보내는 수단은 '메신저'가 21.9%로 1위를 차지했다. 스마트폰(21.6%), 뉴스검색(18.7%), 인터넷쇼핑(18.6%)이 뒤를 이었다. 직장 동료와의 대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7.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 = 고어텍스 회사의 창업주 고어는 직원들이 업무시간의 10%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장난시간' 제도를 운영했다. 직원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실패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생각지도 못한 신사업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일찍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고어텍스는 1969년 창업자의 아들이 합성수지 실험을 하던 중 합성수지를 잡아당기다가 우연히 물 대신 공기만 통과시키는 섬유를 발견해 '대박'을 터뜨렸다.
최근 직원들에게 업무 외에 자신의 관심사나 취미활동을 하도록 권장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꽉 짜여진 업무에서 벗어나면 고정관념에 갇혀있던 것들이 자유로워지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1년에 두 차례 업무에서 벗어나 외딴 별장에서 '생각주간(Think Week)'보내기도 한다.
◆ 우연한 소통을 늘려라 = 구글의 지메일, 스트리트뷰의 탄생 배경은 거창하지 않다. 직원들이 커피 한잔을 하며 가볍게 나눈 대화에서 나온 작은 단서가 히트 제품의 상품화의 발단이었다. 2015년 입주 예정인 구글 신사옥은 직원들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설계된다. 구글 신사옥은 사람들의 걸음 속도를 관찰하고 여러 각도에서 공간의 직경을 측정하는 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가 반영될 예정이다. 10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건물 안에 있는 직원이 2분30초 이내에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고, 나선형 통로는 직원 간 접촉 기회를 대폭 확대시킬 것이다.
소통의 기회를 늘리기 위한 시도는 구글 뿐만이 아니다. 트위터는 벽을 없애고 개인사무실이 없는 개방된 공간을 조성했으며, 픽사는 편의시설을 중앙 홀에 배치해 직원 들이 '우연히' 소통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오웬 스미스 미시간대 교수는 "직장에서 동료와의 동선이 30센티미터 겹칠 때마다 협업이 최대 20%까지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토마스 알렌 MIT 교수는 '15미터 법칙'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15미터의 법칙이란 구성원 간의 거리가 15미터를 넘을 경우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 빈도가 급격히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찾아온 기회를 성공으로 만드는 힘, 실행 = 앵그리버드는 전세계를 강타하며 7억 회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게임이다. 파생게임과 캐릭터를 활용한 관련 상품만 한 달에 최고 200만 점이 팔려나가고 있다. 그러나 앵그리버드가 갑자기 튀어나온 아이디어로 단 한번 만에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앵그리버드를 만든 로비오는 무려 8년 동안 52번의 도전 끝에 성공할 수 있었다.
기회가 찾아와도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혁신은 아이디어로 시작하지만 실행이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실행이 뒷받침되지 못한 기회는 회사의 미래를 뒤바꾸기도 한다. 레이저프린터 기술은 제록스에서 나온 아이디어지만 결국 휴렛패커드로 넘어가 상용화될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이디어가 두 회사의 운명을 갈라놓았던 셈이다.
유통업체 세븐일레븐 재팬의 직원들은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로 유명하다. 자신의 제안이 기업의 정책 변화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직원들에게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이어질 수 있으려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결단력 있는 실행이 필요한 때이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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