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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김치 세계화도 좋지만 고유 맛부터 살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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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김치 세계화도 좋지만 고유 맛부터 살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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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식 명인 강순의씨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제발 젊은 사람들이 김치 좀 직접 담가 먹었으면 좋겠어요. 옛날엔 김장철 때면 배추 사러 오는 사람들로 발 디딜 데가 없었죠. 그런 시장 풍경이 사라진 지 오래됐어요."


본격적인 김장철이다. 한 해 밥상 농사를 결정짓는 행사인 김장. 하지만 가정마다 김치를 담그던 그 풍광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마트에서 가공 김치를 사먹는 이들이 더 많아져버린 요즘, 김치 명인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강순의(67·여)씨는 지방자치단체 교육장, 공중파 방송, 경기 광주에 자신이 직접 세운 '전통음식교육관'에서 30여년 김치를 가르치고 있는 김치전도사다. 1년에 수천명이 그에게서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고 있다. 강씨가 담그는 김치만 하루 평균 30포기에 달할 정도다.


강씨의 '전통 김치' 핵심은 무엇보다 '직접 담그기'에 있다. "사먹는 김치는 가짜예요.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 김치는 엄선된 재료로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정성껏 만들어야 합니다." 강씨가 말하는 좋은 김장 배추란 속이 덜 차고 너무 단단하지 않은 것으로, 물과 소금을 5대 1 비율로 해 열 시간 정도 절인 것이 적당하다. 고춧가루는 태양빛에 말린 주홍빛 고추를 빻은 것이 좋다. 강씨는 직접 담근 멸치젓과 새우젓을 김장의 젓갈로 주로 쓴다. 또 조기젓은 살을 저며서 양념 속을 배추에 모두 버무린 다음 한두 점씩 곁들인다고 한다. 강씨는 "우리집 김치는 너무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그 맛 그대로를 유지하는 게 자랑"이라며 "'김치'하면 유산균인데, 사이다보다 더 톡 쏘는 맛의 비결은 좋은 재료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추가 너무 싸서 밭을 다 갈아엎을 지경이라는데 김치를 이집 저집 담그고, 여름철 부족한 묵은 김치로 저장해 놓으면 오죽 좋을까"라고 아쉬워했다.


김치와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등재 추진과 관련, 강씨는 "외국에서 열리는 김치 전시회를 가보면 내 입엔 소금맛밖에 나지 않는 김치를 어떻게 우리 전통음식이라고 내놓는지 정말 화가 난다. 세계화가 문제가 아니라 일단 전통 김치맛을 살려 우리 김치의 위신을 바로 세울 때"라고 일침을 가했다.


강씨는 40여년 전 나주 종갓집 며느리로 들어와 시어머니로부터 김치 담그는 것을 배웠다. 이후 상경해 폐백ㆍ이바지 음식을 만들며 가게를 운영한 적이 있다. 당시 특이하게 김치나 밑반찬도 곁들여 음식을 팔면서 그의 김치 맛이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게 됐다. 강씨는 "시어머니로부터 엄하게 배웠던 경험이 밑바탕에 깔린 김치 맛은 꾸준히 연습하지 않으면 이어 가기 쉽지 않다"며 "김치를 계속 만들어왔던 게 김치를 교육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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