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미국 대 비미국(US vs. non-US)’ 주제로 대신투자포럼 개최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앞으로는 셰일가스, 임금격차 감소 등 3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의 등장으로 선진시장 경쟁력이 살아날 것입니다"
12일 ‘미국 대 비미국(US vs. non-US)’을 주제로 열린 '대신투자포럼 2013'에서 앙트완 반 아그마엘은 "브릭스(BRICs)는 21세기까지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싶어하는 곳이었지만 이제는 임금 폭등, 신흥중산층의 요구 증대 등으로 험난한 국면을 지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머징마켓'이라는 단어를 최초로 사용해 주목을 받았다.
브릭스 국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2~2007년에는 연평균 52%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임금급등과 신흥 중산층의 안전한 먹거리 요구 증대, 고성장을 기반으로 한 한계점 노출 등 문제에 부딪혔고 러시아는 셰일가스의 도전, 인도는 관료주의와 인프라 문제 등을 겪고 있다. 아그마엘은 여전히 브릭스 시장의 성장을 과소평가하면 안되지만 예상치 못한 게임 체인저들이 등장하면서 브릭스가 새로운 도전과제를 안게 됐다고 짚었다.
아그마엘은 "향후 20~30년간은 신흥시장 소비자가 가장 큰 구매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현재의 두 배가 넘는 십억명 이상의 소비자가 등장하면서 중국이 돈을 많이 벌수 있겠지만 이는 곧 임금상승과 통화절상으로 이어져 소비를 진작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신흥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중국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되겠지만 발전속도는 둔화될 것이고 글로벌 경제 주도권이 점차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 변화를 이끌 3대 요소로 셰일가스와 저임 노동자의 경쟁력 약화, 브레인팩처링(brain-facturing)을 꼽았다. 먼저 셰일가스 붐으로 인해 미국이 저비용 에너지 생산국으로 재부상하면서 앞으로 여러 협상에서 운신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중국 임금상승률이 400%에 달해 노동비용 격차가 감소한데다 스마트로봇 개발까지 이어지면서 저임 노동자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며, 소재 및 제조방법의 혁신이 더욱 중시되는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아웃소싱의 매력이 식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아그마엘은 "GE가 가전제품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켄터키로 이전했고 애플도 최초로 미국 내에서 맥 컴퓨터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저임금 때문에 멀리 갈 필요가 없어져서 기업들이 소비자와 가까운 지점으로 이동할 것이고 세계 무역은 늘어나기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고객 맞춤형 생산이 많아지고 제조분야에서 '혁신'이 나타나면서 첨단 서비스업만이 미래라는 통념이 깨질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미국과 독일은 제조업 부활로, 방글라데시와 베트남, 아프리카, 중앙아메리카 등은 브릭스를 대체할 국가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분석했다.
아그마엘은 "2023년에는 자동화와 3D 프린팅으로 인해 생산기지가 소비지점으로 이동할 것이고 사이버보안 우려로 인해 글로벌 초연결(Hyperconnectivity)이 둔화될 것"이라며 "글로벌화는 10년전에 정점을 지났고 앞으로 세계 무역은 성장이 아닌 감소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그는 이 같은 변화가 한국에도 자동운전차량 등 기계산업 자동화에 따른 자동차산업 혁명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한국은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앙트완 반 아그마엘은 '이머징마켓'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글로벌 투자자다. 신흥시장 자산투자관리회사 애쉬모어EMM을 창립해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냈다. 현재는 비영리재단인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NPR) 회장 겸 이사, 투자위원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동시에 브루킹스 연구소 이사 겸 국제자문 위원회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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