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전자 DNA 그룹으로 확산'…이건희 회장 특명 이후

시계아이콘02분 0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삼성, 합치고 섞고 심기 '동생살리기 대작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고민이 본격화되고 있다. 수년간 '위기'라고 말했던 실체가 마침내 현실화되고 있다. 지금의 삼성그룹은 이 회장이 20여년 전 신경영을 주창하며 그렸던 모습에 2% 부족하다.


초일류 기업이 된 회사는 삼성전자에 불과하다. 금융계열사는 아직도 국내 시장에 머무르고 있으며 중공업, 화학, 소재, 건설 등 비전자계열사는 이 회장의 표현에 따르면 '말기 암'에 가깝다. 이 회장과 삼성그룹 수뇌부가 전 계열사를 수술대에 올려놓고 메스를 대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자, M&A와 혈맹 통해 경쟁력 강화= 차세대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의 핵심은 '신소재'다. 반도체는 현재의 기술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실리콘의 뒤를 이어 그래핀을 유력 신소재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액정표시장치(LCD)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제일모직이 OLED 관련 소재 기업인 독일의 노발레드를 인수한 까닭도 소재 사업 강화를 위해서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는 23억달러를 미국 코닝의 전환우선주에 투자했다. 7년 뒤 전환되면 보통주 7.4%로 바뀌어 삼성전자가 미국 코닝의 최대주주가 된다. 특수유리를 만드는 코닝은 삼성전자가 세계 LCD 시장에서 1등을 하는 협력 공신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본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손 회장은 최근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를 시작으로 휴대폰 유통 업체 브라이트스타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스프린트에는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브라이트스타에는 스마트폰을 공급하고 있다. 모두 주요 거래처다.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삼성전자는 현재 사업의 영속성을 위한 글로벌 혈맹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베스트바이 등에 대한 지분 인수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거나 향후 사업을 위한 혈맹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진의 시황제가 만리장성을 쌓듯 경쟁사가 쫓아올 수 없을 정도의 기술장벽을 쌓아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비전자계열사, ERP 일류화 작업에 속도= 이 회장의 고민인 비전자계열사의 경우 삼성전자의 DNA를 이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전사적 자원관리(ERP) 일류화 프로젝트'를 통해 1단계 사업 대상 계열사인 삼성테크윈,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제일모직, 제일기획 5개사가 삼성전자와 같은 경영 시스템을 도입 완료했다. 프로세스혁신(PI) 작업과 공급망관리(SCM), 공급관계관리(SRM) 등 생산, 구매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했다.


금융계열사의 경우 제조업이 아니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경영시스템을 수정해 반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동일한 글로벌 수준의 ERP를 적용하되 금융 계열사에 적합한 PI와 SCM 시스템 적용을 위해 모듈별로 삼성SDS를 비롯한 외부 ERP 개발사까지 총동원되고 있다.


'ERP 일류화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한 외주 개발사 사장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특성이 다르다 보니 삼성전자의 경영 시스템을 손쉽게 도입할 수 있는 회사에 먼저 적용했고 지금은 금융 계열사를 진행 중"이라며 "내년 초 정도면 대부분의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출신 핵심 경영진, 비전자계열사로= 삼성전자의 경영시스템을 도입한 회사에는 삼성전자 출신의 경영진이나 혁신 전문가들이 파견돼 일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과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이다.


박 부회장은 중국삼성 재직시절 휴대폰과 LED TV를 시장 1위로 올려놓았고 최 사장은 제너럴일렉트릭(GE)과 삼성전자를 거친 정보기술(IT) 전문가다. 제일모직의 경우 소재 부문을 맡고 있는 박종우 사장과 패션 부문을 맡고 있는 윤주화 사장 모두 삼성전자 출신이다.


경영진 외, 경영선진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에도 삼성전자 출신의 혁신 전문가들이 동원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정진동 삼성전자 전무를 비롯한 10여명의 혁신 전문가들을 삼성엔지니어링의 TF에 발령 냈다. 정 전무는 삼성전자 내에서도 손꼽히는 경영혁신전문가다. 최근까지 중남미 총괄법인에서 경영혁신팀장을 맡아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8월 환경안전사고 책임을 지고 박기석 사장이 물러난 데 이어 지난 3분기 영업손실 7467억원을 기록해 누적 손실이 1조원에 달하는 등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 있다. 위기가 본격화되자 삼성전자 출신의 경영혁신 전담팀이 삼성엔지니어링에 급파된 것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여타 계열사로 옮기기 위한 다양한 작업 중 하나로 해석하면 될 것"이라며 "현재 그룹 전체에 걸친 일련의 변화는 모두 전 계열사의 초일류 기업화를 위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