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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3세 첫 지분변동…승계 작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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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간 균형 깨져, 12월 첫주 삼성그룹 사장단에 재계 이목 집중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였던 삼성SNS가 삼성SDS로 합병되면서 삼성가 3세들의 첫 지분 변동이 시작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자녀들의 경영수업을 위해 만든 경쟁구도가 마침내 깨지며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선은 오는 12월로 향한다.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이 삼성에버랜드에 흡수합병되는 것이 12월1일이다. 12월9일에는 삼성SNS가 삼성SDS로 합병된다.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는 12월 첫주에 진행될 예정이다.

30일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삼성SNS 합병으로 인한 삼성 SDS의 지분 변동으로 이 회장이 자녀들에게 나눠준 삼성에버랜드, 삼성SDS, 삼성자산운용 지분 균형이 처음으로 깨지게 된다"며 "향후 본격적인 승계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의 지주사 격인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자녀들에게 골고루 배분했다. 3세들의 지분 중 절반은 이 부회장이 갖고 나머지 절반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기획 부사장(삼성에버랜드의 경우 고 이윤형씨 포함 3명)에게 동일한 지분을 나눠줬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 25.1%, 삼성SDS 8.81%, 삼성자산운용 7.725%를 갖고 있다. 이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8.37%, 삼성SDS 4.18%, 삼성자산운용 5.14%를, 이 부사장은 삼성에버랜드 8.37%, 삼성SDS 4.18%, 삼성자산운용 2.57%를 보유 중이다.


삼성에버랜드의 경우 고 이윤형씨 생전에 지분을 나눠줬기 때문에 사후에 윤형씨 지분을 장학재단에 기부한 뒤 다시 삼성에버랜드가 매입했다.


삼성SDS는 조금 복잡하다. 2005년 삼성SDS의 지분은 이 부회장이 9.14%를 갖고 부진, 서현, 윤형 세 자매가 각각 4.57%를 보유하고 있었다. 세 자매가 갖고 있는 지분이 이 부회장보다 많았던 것이다. 윤형씨 사망 이후 4.57%는 장학재단에 귀속되며 '재용=부진+서현' 공식이 다시 성립됐다.


이 부회장의 경우 동생들과 함께 나눠받은 지분 외에 삼성전자 0.57%, 삼성SNS 45.69%, 가치네트 36.69%를 갖고 있다. 이 사장의 경우 2007년 영국 브리티시 페트롤리엄사가 매각한 삼성석유화학 지분 33.1%를 450억원에 매입해 최대 주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부사장은 별도 지분이 없는 상황이다.


2007년을 마지막으로 삼성가 3세들의 지분은 변동이 없었다. 3세 승계 작업도 소강상태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삼성SDS가 삼성SNS를 합병하며 큰 변화가 생겼다. 합병 후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율이 11.26%까지 상승해 3대 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부진, 서현 자매는 각각 지분율이 3.9%로 낮아진다.


삼성전자의 삼성SDS 지분도 22.58%로 늘어난다. 이 부회장이 갖고 있는 지분과 더할 경우 33.84%다. 삼성전자 계열사인 삼성전기 지분 7.88%를 더할 경우 41.72%에 달한다.


삼성SDS는 삼성그룹 전체에 '글로벌 ERP' 작업을 진행 중인 회사다. 삼성에버랜드가 지주사 역할을 한다면 삼성SDS는 삼성그룹 전체의 두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지주사와 삼성그룹 전체의 두뇌를 모두 거머쥐었다고 할 수 있다.


재계는 삼성그룹의 사업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 화학 등 여러 계열사가 중첩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의 경우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영역을 확실히 구분한 뒤 승계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12월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가 있을 것"이라며 "사장단 인사가 나오면 삼성그룹 사업영역 조정 및 승계 작업의 구도가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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