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헌법재판소는 6일 이정미 재판관(51·여·사법연수원16기)을 주심으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사건을 배당했다. 헌재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전자 추첨으로 결정됐다. 향후 정부와 통진당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해산 여부에 대한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사건의 배당에 관한 내규’에 따르면 사건의 배당은 심판사무국장이 컴퓨터에 의한 전자추첨 방법으로 하도록 되어 있다. 내규상 헌재소장이 사안의 중대성·난이도 등을 고려해 주요사건으로 분류한 사건은 재판관 협의로 따로 주심을 정할 수도 있지만 이번 사건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헌재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주심이 정해지면 정치적 논란이 뒤따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헌재는 사상 첫 정당해산심판 청구인 점을 감안해 수명의 연구관으로 특별팀을 꾸려 사건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적인 경우 주심 재판관의 전속 연구관이 사건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재판관 회의에 제출한다. 7일 열리는 재판관 9인 전체 평의에서도 이번 사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헌재 재판관들은 매달 두 차례 정기 평의를 갖는다.
위헌정당 해산결정은 세계적으로도 독일과 터키의 3건만 선례로 있을 만큼 드문 사건으로 헌재는 이들 사례와 더불어 2004년 한국공법학회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정당해산심판제도에 관한 연구 결과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는 법리 검토와 함께 공개변론 일정을 잡고 정부와 통진당 양측의 주장을 직접 들은 뒤 이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정하게 된다.
한편 판사 출신인 이정미 재판관은 울산 출생으로 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1987년 대전지법에서 처음 법복을 입은 이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 부장판사, 대전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고 이용훈 전 대법원장 지명으로 2011년 3월 헌재 재판관에 임명됐다. 헌법재판소법은 전체 9명의 재판관 가운데 3명은 국회 선출,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사람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전효숙 전 재판관에 이은 헌재 사상 두 번째 여성 재판관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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