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영화 '그래비티' 속 無중력의 고독에 공감률 100%였던 사람

시계아이콘02분 3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영화 '그래비티' 속 無중력의 고독에 공감률 100%였던 사람
AD


'나로호 발사 성공' 이끈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우주 밖에는 외계 생명체도, 미지의 세상도 없다. 오로지 빛과 어둠이 끝없이 펼쳐진, 그래서 시간마저 멈춰선 공허함 속의 영원한 유영 뿐. 죽음보다 잔인한 고독에 몸서리치는 나약한 인간, 스톤 박사(샌드라 블록). 삶의 끝자락에 내몰렸던 스톤 박사가 극적으로 생환해 지구 중력을 느끼며 땅을 어루만지는 장면에서, 그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40년 넘게 우주를 지켜봐온 과학자의 남다른 감회였으리라. 화제작 그래비티는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에게 그렇게 각별하게 다가왔다.

김 원장이 기억하는 또 다른 장면은 미국인인 스톤 박사가 중국 우주정거장으로 피신하는 순간이다. 중국 미국·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유인우주선을 발사했다. 김 원장은 "중국 정부가 지속적인 투자로 미국과 러시아에 버금가는 발사체 강국으로 성장한 것처럼 우리도 우주 항공 부문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며 "2020년경 우리의 달 탐사선을 우리 발사체로 쏘아올린다면 대한민국의 우주 역사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1989년 설립된 국가항공우주기술 중심 연구기관이다. 다목적실용위성 개발, 선진국 수준의 위성기술 확보, 나로우주센터 건립과 국내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개발 등 다양한 우주 개척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형헬기사업과 스마트무인기 사업을 통한 항공기술 발전에도 기여한다.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 "전망 있다" = 2011년 6월 취임한 김 원장은 숱한 도전 끝에 지난 1월 나로호(KSLV-1) 발사 성공의 감격을 맛봤다. 그러면서 한국형 발사체 상업화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 한국형발사체 사업은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데 필수 장치인 발사체에 대한 독자 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적이다. 박근혜정부가 사업 완성 시점을 2021년에서 2020년으로 앞당기면서 김 위원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그는 "오는 2040년까지 100여기의 국내위성 발사가 예상되는 등 위성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 위성을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발사해 활용하려면 우리만의 발사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사체 기술 축적이 우리 우주기술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지난 8월 다목적 위성 아리랑 5호가 러시아 내부 사정으로 발사가 2년 넘게 미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발사체가 없다면 타국의 발사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우리나라 우주계획이 다른 나라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축적된 발사체 엔진 기술을 토대로 한국형발사체 후속 모델(KSLV-III, KSLV-IV)을 개발한다면 그토록 염원하는 발사체 상업화도 제 궤도에 오르는 것이다.


가설계가 끝나 연소실 시험, 엔진시험, 단 시험, 시험발사 등을 거쳐 2018년과 2019년에 75t급 엔진 4기를 하나로 묶어 300t급 엔진 연소시험을 진행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순수 우리 기술로 달을 탐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 대한항공이 상업화 사업 포기를 선언하면서 민간 참여가 일부 좌절됐지만, 독립 채산형 구조로 출범시켰던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단을 항우연으로 원위치시키며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


◆우리나라 위성 부문 위상 높아 = 현재 지구를 돌고 있는 위성은 약 3000개. 그 중에서 민간위성을 제외하고 우리나라가 운영 중인 위성은 아리랑 2, 3, 5호와 천리안위성, 과학기술위성2호 등 5개다. 김 원장은 "아리랑 5호는 기상조건에 상관없이 지구 관측이 가능해 백두산의 화산활동, 해양유류사고와 같은 자연재해를 관측하는 기술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발전을 이끌어냈다"며 "천리안 위성 역시 기상정보와 한반도 주변 해양환경정보를 제공하며 국민 실생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기능의 위성을 하루 빨리 늘려야 하는 것은 그의 숙제다.


계획된 개발 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아리랑 3A호가 내년 하반기 발사를 목표로 위성 조립과 시험 과정이 진행 중이고, 2017년과 2018년 발사되는 정지궤도복합위성은 기상, 환경, 해양 분야의 관측을 보다 정교하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아리랑 5호와 같은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한 아리랑 6호가 2019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항우연의 또 다른 핵심 사업인 항공분야에서는 스마트무인기를 강조했다. 스마트무인기 개발로 한국은 세계 2번째 틸트로터 항공기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그는 "최근 스마트무인기 기술을 산업체에 기술 이전하고, 실용화를 진행 중인데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고속-수직 이착륙 무인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차기 사업도 준비 중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달 탐사 프로젝트에서 긴밀히 협력 중이다. 김 원장은 "달 탐사를 통해서 우리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고 우리 발사체 기술력을 세계로 인정받아 세계 발사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로 삼는 등 상용화로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승조 원장은 타고난 '과학도'다. 1969년 서울대학교 항공공학과에 입학한 후 미국 텍사스 대학원에서 항공우주공학 박사 학위를 받으며 줄곧 항공우주분야를 걷고 있다. 과학도 특유의 호기심과 탐구력은 기발한 결과물을 여럿 만들어냈다. 86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로 재임할 당시 10여년의 연구 끝에 상하좌우 이동이 가능한 사이클로콥터를 개발했다. 2002년에는 세계 랭킹 56위의 계산 능력을 가진 수퍼컴퓨터를 만들었다. 2002년과 2006년에는 아리랑 3호와 아이랑 5호 위성 기획에도 참여했다.


우주 도전은 방대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인 전략보다는 장기적인 로드맵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언제가 대한민국의 우주정거장이 광활한 우주 탐사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는 희망이 그의 환한 표정에서 오롯이 묻어났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