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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중국법인 누적매출 10억 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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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새 매출 15배 성장...신춘호 회장 '차별화' 通했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띵하오 신라멘(?好 辛拉面)!"


농심은 중국법인 매출이 올해 10월을 기점으로 누적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17일 밝혔다. 1999년 상해생산공장을 독자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15년만이다.

10억 달러를 신라면(3.5元)으로 판매갯수로 환산하면 약 18억개로, 이는 중국 국민(13억명)이 모두 한번 이상 신라면을 먹어본 수치다.


최근 중국 라면시장 성장률이 0.8% 안팎인 점을 감안할 때 농심의 성장세는 매우 이례적이다. 농심은 중국사업의 최근 3년간 평균 성장률은 19%이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0%의 높은 매출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38% 성장한 1억6500만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구명선 농심 중국법인장은 "농심은 중국에서 15년간 단 한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적이 없을 만큼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신라면블랙, 둥지냉면 등의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끌고 온라인 시장에서도 소기의 성과가 나오고 있어 향후의 성장세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심의 이러한 성과는 신춘호 회장의 '역발상'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는 것과 달리, 한국의 매운맛과 농심의 브랜드를 그대로 중국에 수출한다는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중국 진출 당시 신 회장은 "농심의 브랜드를 중국에 그대로 심어야 한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맛은 물론이고 포장, 규격 등 모든 면에서 '있는 그대로' 중국에 가져간다. 이것이 중국시장 공략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를 현지화시켜 단기적인 성공을 거두기보다는 농심의 제품력을 믿고 한국의 맛으로 제대로 공략해보자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로 농심보다 5∼6년 앞서 중국에 진출한 경쟁업체는 현지화 제품 중심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하다 결국 1999년 생산을 중단하고 2002년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농심은 국내에서 검증된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의 베스트 제품을 중국에 내놓으며, 일반 저가 제품과는 달리 고급 제품의 이미지를 고수했다. 이후 개방정책에 따른 중국인들의 소득수준도 함께 올라가면서 한국의 신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현재 중국라면보다 약 1.5배 비싼 신라면은 최근 중국의 소득수준과 식품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 일본, 대만 제품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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