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주요20개국(G20)의 인플레이션율이 하락곡선을 타고 있어 경제회복을 지속시키려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는데 부담을 덜게 됐다.
14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G20의 8월 기준 인플레이션율(연율)은 3.0%을 기록했다. 7월 3.2% 보다 낮아졌다.
인플레이션율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의 양극화가 뚜렷했다.
선진국 대부분이 평균을 밑도는 물가상승률을 나타냈는데, 일본이 가장 낮은 0.9%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각각 1.5%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인도의 물가상승률이 10.7%로 가장 높았다. 인도네시아도 8.8%를 기록, 전월 보다 되레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20의 평균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한 것을 두고 경제회복을 지속시키려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적어도 물가 압박 때문에 통화정책을 전환해야 하는 부담은 덜게 됐다고 풀이했다.
WSJ은 향후 몇 개월 간 글로벌 인플레이션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중앙은행들은 각종 경기부양책을 통해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기 더 쉬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경제는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각국 중앙은행과 경제정책 결정자들은 지금의 경제 회복세가 매우 취약하며, 미국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같은 불확실한 외부 환경에 의해 언제든지 회복세가 반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따라 많은 국가들이 풀었던 유동성을 거둬야 하는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는 있지만 경제 회복이 취약한 만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금융안전보고서에서 섣부른 양적완화 축소가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 6월 양적완화 축소라는 출구전략 의지를 내비쳤지만 지난달 연준 회의에서 당분간은 양적완화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10월 출구전략 가능성도 낮아진 상태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도 기준금리와 경기부양을 위한 자산매입 규모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갑작스레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서는 일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헤알화 폭락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 들어 금리를 다섯 차례나 올렸던 브라질은 9월 들어 인플레이션율이 꺾이는 분위기다. 브라질은 8월까지 인플레이션율이 6.09%를 기록해 G20 평균 보다 두 배 높았지만 9월까지의 인플레이션율은 5.86%를 기록, 올해 들어 처음으로 6% 아래로 내려갔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