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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사태, 美 외교력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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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시리아에 대한 군사 개입과 관련해 미국이 결단을 내리지 못한 가운데 이번 사태가 미 외교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싱가포르 국립 대학 리콴유 공동 정책 대학원 원장인 키쇼어 마부바니 교수는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미국이 시리아는 물론 이라크·코소보·리비아 등 모든 국제 문제에서 군사 개입 카드를 택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이어 "미 외교력이 국제사회에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최근 열린 러시아 모스크바의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회원국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시리아 공습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미국을 지지한 나라는 영국 등 소수에 불과했다. 러시아·중국 등 대다수 국가는 미국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마부바니 교수는 최근 미국의 외교정책이 정치권에 휘둘려 독립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는 이제 미국의 주장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에 따르면 외교란 적과 대화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서 탄생했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과 대화하려면 적이 아닌 우방이 돼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 마부바니 교수는 이런 태도로 북한·이란·쿠바가 미국에 영원히 등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이 정권 교체가 아닌 화학무기 사용을 응징하는 '제한적 개입'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미국의 말을 믿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미 수년 전부터 시리아의 정권 교체를 준비해왔다고 지적한다.


마부바니 교수는 미국이 시리아 문제에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으려면 유엔과 좀 더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 조사 과정에서 유엔 조사단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러나 미국은 명분 없는 전쟁으로 질타 받았다.


마부바니 교수는 미국이 유엔의 지지 없이 시리아에 대해 단독으로 군사공격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은 더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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