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시장 예상치 하회 전망…자동차 부품·OLED에 공격 투자로 반격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TV 시장의 침체가 본격화 되고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 경쟁 심화로 인해 LG전자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좋지 않지만 투자는 오히려 공격적으로 나선다.
LG전자는 2000억원대의 회사채를 공모해 이중 1000억원을 시설과 연구개발(R&D) 투자에 집행하기로 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역시 이제는 시장선도를 위한 성과를 내야 할 때라며 채찍질을 하고 있다.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실적이 증권가 예상치인 영업이익 2900억원을 하회한 2300억~2500억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계절적 수요 없는 3분기, TVㆍ스마트폰도 불안=LG전자는 지난 2분기 계절적 수요로 인한 에어컨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TV의 경우 전체 시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선방했지만 스마트폰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612억원까지 하락했다.
3분기에는 에어컨 등 계절적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세계 TV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는 등 2분기 보다 사업 여건이 더 나빠졌다. 스마트폰 역시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선두 업체들의 신제품 효과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예상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채 2000억원 공모, 시설 및 R&D 투자에 집행=LG전자는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LG전자는 지난 7일 회사채 2000억원을 공모했다. 1000억원은 시설 및 R&D 투자에 사용하고 800억원은 영업비, 200억원은 만기 회사채 상환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금까지 9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번 공모를 마치면 올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총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7월까지 회사채를 통해 유입된 자금은 모두 영업비로 사용됐다. 시설 투자에 공모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내역을 살펴보면 자동차 부품 351억원, 디스플레이 라인 증설 68억원, 에어컨 209억원 등의 시설투자를 하며, 마곡 및 양재 R&D 센터 R&D 비용으로 427억원을 내년 1분기까지 투자하게 된다.
■LG전자에 채찍질 하는 구본무 회장=LG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해 부터 채찍을 바짝 움켜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주마가편(走馬加鞭) 경영'과도 일맥상통한다.
구 회장은 범 세계적인 경제 위기, 자국 사업보호를 위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사상 최대 20조원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LG전자의 올해 시설 투자비도 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1조8000억원 대비 1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 10일 임원세미나에 참석한 구 회장은 "이제는 개선을 넘어 혁신을 추구하는 도전정신과 반드시 성과를 만들어 내는 실행력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며 "임원이 소통의 중심이 돼 시장 선도의 일하는 문화 정착에 속도를 높여 달라"고 주문했다.
■신성장동력 자동차 부품, 그룹 역량 집결=자동차 부품에 대한 LG전자의 기대는 상당하다. LG전자는 지난 4월 자동차부품사업을 담당하던 계열사 브이이엔에스를 흡수합병했다.
지난 7월에는 흡수한 브이이엔에스를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로 편재했다.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산하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오디오를 만들던 카 사업부도 VC 사업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같은 달 LG전자는 'LG전자 인천캠퍼스'를 준공했다. 인천캠퍼스로 LG이노텍과 브이이엔에스 출신 연구인력 800여명이 이동했다. 여기에 더해 회사채 공모를 통한 자금을 VC 사업본부의 시설 투자에 사용하며 자동차 부품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실에 안주하거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먹거리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겠다는 것이 시장선도의 기본 원칙"이라며 "자동차 부품사업의 경우 전자, 화학, 디스플레이, 이노텍 등 주력 계열사들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 신수종사업의 결정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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