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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름에 '한글' 있네…'사랑으로·어울림·참누리'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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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름에 '한글' 있네…'사랑으로·어울림·참누리' 압권 금호건설의 '어울림' 아파트에는 이상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한글이 적힌 현관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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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아파트들이 이름에서 차별화를 추구하면서 이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단지마다 붙는 '펫 네임'까지 추가되면 이름은 길어지고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늘어난다. '시어머니가 찾아오지 못하게 하려고 외래어가 잔뜩 들어간 이름을 길게 만든다'는 우스갯 소리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2013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30개 건설사 중 한글 아파트명을 쓰는 업체는 9곳(33.3%)에 그쳤다. 2000년대 초반에 아파트 이름짓기 열풍이 불면서 건설사들은 너도나도 아파트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고 외래어 아파트명도 대부분 이때 등장했다. 살펴보면 한글 브랜드를 쓰거나 한글을 아파트 디자인에 적용한 사례도 적지 않다.


부영은 2006년 1월 '사랑으로'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사랑으로 짓는 집'이라는 단순하고 명쾌한 이름이다. 원앙을 형상화한 로고와 함께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이루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담았다. 울트라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참누리'는 '참된 세상'을 나타내는 한글 단어의 합성어다. 믿음을 중시하는 건설철학을 표현하기 위해 진실되다는 ‘참’과 세상을 뜻하는 ‘누리'를 썼다.

한글과 영어단어, 한자어와 합성한 브랜드 명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로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삼성물산의 '래미안',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등이 있다. 푸르지오는 '푸르다'라는 순 우리말에 Geo(대지)를 결합해 '푸른 공간'을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e편한세상의 'e'는 경험하다(Experience)의 첫 이니셜을 차용해 '편한 세상을 경험하다'는 뜻을 나타낸다. 모아종합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모아미래도는 아름다울 '미'와 다가올 '래'를 합성해 '아름답고 편안함이 밀려오는 도시'라는 뜻이다.


금호건설은 '어울림'이라는 한글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어울림'은 자연, 첨단, 이웃과 조화되는 세상을 구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금호건설은 한글 브랜드명 외에 아파트 디자인에서도 한글을 활용하고 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금호건설의 '어울림'은 영어로 지어진 아파트 브랜드가 난무하는 시장에서 고유의 한글을 사용하여 좋은 평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BI 외에 내부 디자인에 한글을 적용하기도 했다. 금호건설은 '한글'을 활용하는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이상봉 씨의 한글 디자인을 내부공간에 적용했다. 대문에 글씨를 써붙여두면 복이 들어온다는 전통을 계승해 각 가구의 아파트 현관에 '즐거운 나의 집' 가사를 캘리그라피로 새겨넣었다. 주상복합 '리첸시아'에서는 먹으로 화선지에 그림을 그린듯한 포인트 벽지를 적용해 한글을 디자인으로 승화시켰다.


한편 대우건설은 8일 한글날을 맞아 건설사에서는 최초로 전용 서체를 자체개발해 일반인에게 무료로 공개했다. 대우건설은 우리말 브랜드 '푸르지오'로 BI로서는 최초로 '굿 디자인'에 선정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전용서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아파트 시장에 '한글'이 적잖이 등장하고 있지만 수요자들은 여전히 영어식 브랜드명에 더 익숙하다. 한글로 된 아파트명보다는 영어로 된 이름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 김혜진(30)씨는 "한글이름에 담긴 뜻이 좋다는 것은 알겠지만 영어로 된 이름이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줘서 더 끌린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아파트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아파트 브랜드 리뉴얼 열풍이 불었고 새로운 주거문화가 부각되면서 서양이름을 쓰는 것이 시장을 선도한다는 인식 때문에 외국어로 된 브랜드 명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급순위 상위 업체들이 대부분 영어 이름을 썼는데 펫네임까지 붙이면서 국적불명, 의미불명의 아파트 이름들이 많다는 것은 다소 아쉽다"며 "수요자들도 외국어 이름을 선호하는 것에 대해 한번쯤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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