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B777기종이라는데 안전한가요?"
지난 7월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소속 B777-200(ER)기 착륙사고가 발생한 지 3개월여만에 지난 7일 미국 댈러스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소속 같은 기종이 엔진 이상으로 회항했다. 같은 기종에 불미스러운 사태가 이어지면서 승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여객기와 화물기 등을 포함해 총 48대의 B777기를 운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36대, 아시아나항공은 12대의 B777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B777이 두 개의 엔진으로 300여명에 가까운 승객을 태울 수 있어 경제적이며 안전성이 비교적 확보됐다는 점에서 선호하고 있다.
B777기는 1995년 양산 이후 2008년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에서 영국항공 38편이 활주로 30m 앞에서 불시착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첫 부상자를 냈다. 탑승객(승무원 포함) 152명 중 47명이 부상당했다.
이후 아시아나기 착륙사고에서 중국인 여고생 3명이 사망하면서 B777기에서 발생한 첫 사망사고로 기록됐다.
아시아나기 착륙사고로 B777기에 대한 승객들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지난 7일 대한항공 소속 B777기가 엔진 이상으로 회항했다. 당시 한 탑승객은 "엔진 부근에서 섬광을 봤다"고 말해 불안감이 더욱 증폭됐다.
다만 이같은 불안감의 확대는 섣부르다는 게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한항공 회항의 경우 조종사가 이륙 후 배기가스 온도 감지계의 수치가 기준을 넘어서는 것을 확인한 뒤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회항을 결정했다. 실제 섬광이 발생했는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으며 섬광은 엔진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B777기 사고의 경우 사고별로 원인이 다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기종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만약 항공기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경우 자동차와 같이 리콜에 들어간다든지 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를 통해 승객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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