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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진짜 프로가 돼라"(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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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진짜 프로가 돼라"(일문일답) 김성근 감독(오른쪽)[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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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더 이상 갈 곳을 잃은 선수들이 아니다. 퓨처스리그 교류전을 64.3%(27승6무15패)의 승률로 마감했다. 50%에 조금 미치지 못했던 지난 시즌 성적(20승7무21패)을 훌쩍 넘었다.

퓨처스리그에 편입되기에 무방한 경기력. 고양 원더스다. 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경찰청, 상무 등과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경찰청과의 여섯 차례 맞대결에서 5승1무를 거뒀고, 상무와는 1승1무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비결은 단순하다. 노력이다. 모든 선수가 프로 진출 실패의 아픔을 잊고 미래만을 내다봤다. 한솥밥 속에서 꿈은 부풀어갔다. 어느덧 코치진의 지시 없이도 선수 스스로 움직이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조직의 원활한 흐름에 허민 구단주는 말한다.

“고양 전력의 99.9%는 김성근 감독.”


선수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KT 입단을 앞둔 포수 김종민은 “(김성근 감독은) 추울 때나 더울 때나 저를 선수로 만들어주신 분이다. 야구는 물론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힘을 얻었다”며 “그 말씀을 마음속에 깊이 새기고 살겠다”고 밝혔다. 함께 KT에 합류하는 투수 오현민도 “김성근 감독의 말씀처럼 다시 시작한단 자세로 뛰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다짐에 김성근 감독은 슬쩍 미소를 보인다. 그리고 입을 뗀다.


“진짜 프로가 돼라.”


다음은 김성근 감독과의 일문일답


올해 퓨처스리그 교류경기를 모두 마쳤다.
나름 만족스런 시즌이었다. 언제나 그랬듯 아쉬움도 있지만.


허민 구단주가 올 시즌 성적을 꽤 만족스러워 하던데.
수고하셨다고 하더라. 고생하셨다고.


김성근 감독 "진짜 프로가 돼라"(일문일답) 김성근 감독(오른쪽)과 이상훈 투수코치[사진=정재훈 기자]


고양 전력의 99.9%라고도 했다.
그건 좀 오버인 것 같다(웃음).


어떤 부분이 만족스러웠나.
시즌 초 투수 김용성, 포수 이승재, 외야수 윤병호, 이원재(이상 NC), 외야수 송주호(한화), 내야수 김정록(넥센) 등이 프로에 진출했다. 후반엔 포수 김종민, 투수 오현민, 채선관 등이 KT에 입단했고. 성적도 지난 시즌보다 향상됐다. 5월 주축 선수가 6명이나 빠졌지만 프로 2군 팀들을 상대로 비교적 선전했다.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다.


전력 공백을 최소화한 비결이 궁금하다.
비결이 어디 있나. 그것이 바로 조직인데. 몇몇 선수가 없어 돌아가지 않는다면 프로 팀이 아니다.


당장 전력 차질에 곤혹스러워하는 구단이 프로야구에서 쉽게 발견되는데.
눈은 현재를 보되 머리는 미래를 향해야 한다. 조직의 리더라면 더더욱 그렇게 해야 한다. 순간을 모면하는 식으로 팀을 운영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손쉬운 해결 방안이 없을까.
팀보다도 리그가 가진 문제에 가깝다. 가장 중요한 선수가 부족하다. 문을 활짝 열어야 할 때다. 해외교포나 아시아선수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외국인선수는 적당한 수준에서 데려와야 할 테고.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지금처럼 200~300만 달러를 주고 데려오는 건 난센스다. 값비싼 외국인선수를 영입할 게 아니라 리그 수준에 맞는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육성 체제를 거친 외국인선수도 얼마든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김성근 감독 "진짜 프로가 돼라"(일문일답) 허민 고양 원더스 구단주[사진=정재훈 기자]


10구단 체제를 앞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아마추어 야구 팀 창단을 장려하는 등 선수 수급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무작정 중고교 팀을 늘리는 것이 적당한 해결책이겠나. 아직 한국야구의 틀은 불안정하다. 늘어나는 고교 팀이야 환영할 일이지만, 아직 많은 졸업생들은 갈 곳이 없다. 시작할 지점을 만들면 중간과 끝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 그런 기틀이 잡혀야 육성도 제대로 이뤄진다. 한국야구, 아직 문제가 많다. 현 주소를 되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프로야구는 틈틈이 즐겨보나.
요즘은 많이 보지 못했다. 류현진 경기도 많이 못 봤고.


제자인 임창용도 메이저리그에서 뛰는데.
빅리그 승격은 성공이 아니다. 그 무대에서 잘 해야 성공이지. 더 노력해야 한다.


최근 임창용이 김성근 감독의 호된 가르침이 없었다면 빅리그에 서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지인을 통해 들었다. 기본적으로 야구에 소질이 있는 녀석이었다. 성장 속도가 무척 빨랐다. 내가 해준 건 없다. 그저 길잡이였지. 걸음마는 창용이가 스스로 뗀 거다.


나태한 모습에 “야, 집에 가”라고 했다던데.
이렇게 할 거면 그라운드에 나오지 말라고 했다. 창용이한테만 쓴 소리를 했겠나. (양)준혁이, (이)병규(LG), (김)재현이, 다 듣고 자랐다.


그런 선수들과의 관계가 더 오래가는 것 같다.
어디에서 뭘 하든 한 번 제자는 영원한 제자다.


김성근 감독 "진짜 프로가 돼라"(일문일답) 선수들과 하이 파이브하는 김성근 감독(가운데)[사진=정재훈 기자]


고양 출신인 안태영(넥센)도 고마움을 잊지 못하더라.
더 노력해야 1군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내년에는 NC로 간 김용성이 두각을 나타낼 것 같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의 윤곽이 드러났다. 어느 팀의 우세를 점치나.
오십보백보다. 정규시즌에서 아꼈거나 보여주지 않은 힘을 발휘하는 구단이 우승할 것 같다. 깊이 있는 대결을 보고 싶다.


지휘봉을 잡았던 SK는 올해 가을야구에서 탈락했다.
떨어질 때가 있으면 올라올 때도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프로야구를 대하는 구단의 자세다. SK만을 지칭해 하는 말이 아니다. 다른 구단에서도 학연, 지연에 얽힌 인사는 쉽게 발견되니까. 프로야구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리그 수준은 분명 정체되거나 급격히 떨어질 것이다.


프로야구 감독으로 복귀할 생각은 없나.
불러주는 곳이 있어야 가지(웃음). 미련은 없다. 여전히 감독 일을 하고 있으니까. 더구나 고양처럼 모범적인 프로 환경을 갖춘 구단도 없다. 지금에 충분히 만족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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