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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W리더십]개발부터 영업까지..난 'M&H'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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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

[세상을 바꾸는 W리더십]개발부터 영업까지..난 'M&H'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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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작은 생각 하나가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벤처를 꿈꾸며 수많은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리지만 막상 실행할 용기가 없어 현실에 안주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24일 만난 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는 벤처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롤모델이 될 만하다. 십수년 가정주부의 길을 걷던 그녀는 지금 어엿한 중소기업 대표가 됐다. 작은 아이디어 하나와 실천 의지가 그녀의 인생을 바꿨다.

씨크릿우먼이 만드는 헤어웨어(hair-ware)는 겉모습은 가발이지만 기존 가발과는 좀 다르다. 동양인의 납작한 두상을 보완하는 두상성형 캡을 내부에 장착해 좀 더 착용 맵시가 살아나게끔 해준다. 보정속옷과 비슷한 원리다. 기존 가발이 단지 숱 없는 이들의 머리를 풍성하게 보여주는 역할에 그쳤다면, 헤어웨어는 숱이 있든 없든 자신의 패션에 관심 있는 이라면 누구나 사용 대상이다. 김 대표는 이를 두고 "가발은 쓰는 것이지만, 헤어웨어는 입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헤어웨어가 어떤 상품을 지향하고 있는지를 함축한 표현이다.


씨크릿우먼에 일하는 임직원은 누구나 헤어웨어 제품을 착용한다. 김 대표도 예외는 아니다. 헤어웨어가 하나의 패션 소품으로서 얼마만큼 매력적인지 상대방에게 직접 보여주며 설명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 역시 헤어웨어 제품을 착용한 후로는 "젊어보인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몸매가 좋으면 옷발이 좋지 않느냐. 헤어웨어를 쓰면 두상이 보완돼 헤어 스타일 효과가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 맨땅에 헤딩..."못 할 게 없더라"

가정주부였던 그녀가 창업의 길로 뛰어든 건 지난 2001년 일이다. 시중 가발을 개조해 자신이 착용했는데, 주위에서 "그 제품 어디서 샀냐"며 문의가 빗발쳤다. 한 두 점을 주변에 판매하다 "이럴 바에는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서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교육대학원을 수료했다. 경영은 전혀 모르던, 가정주부가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으니 하나부터 열까지 난관 투성이었다.


여기서 그녀 특유의 'M&H'론(論)이 나온다. M&H는 '맨 땅에 헤딩'의 줄임말. 처음에 돈이 없어 영업부터 상품 개발까지 모두 참여하는 그녀를 두고 주변에서 붙여 준 별명이다. 김 대표는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초지일관할 각오만 돼 있다면, 성공은 멀리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대전에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창업 초기에 참가한 창업경진대회에서 6개 여성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수상에서 누락되는 굴욕을 겪었다. 5등까지 상금을 줬는데 꼴찌를 한 것. 그래도 김 대표는 씩씩했다. 집이 사무실을 대신했고 직원은 그녀 혼자였다. 십년이 지난 지금, 당시 창업경진대회 6개사 중 남아 있는 회사는 씨크릿우먼 뿐이다.


제품이 튀다 보니 업계서 질시와 미움도 많이 받았다. "가발 같지도 않은 제품을 만들어 시장 물을 흐린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향한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깨는 게 힘들었다. 제품을 팔러 가면 "아주머니, 헤어웨어가 뭐예요?"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김 대표는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상품과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며 "조금 힘들다고 그만두지 않을 각오를 지녀야 한다"고 조언했다.


처음에는 가족들의 반대도 심했다. 외환위기를 겪은 직후였기에 창업에 대한 우려가 컸다. 남편은 주변 사람들에게 "제발 도와주지 말라"는 부탁 아닌 부탁을 할 정도였다. 김 대표는 "사업의 '사'자도 모르는 전업주부가 덜컥 사업을 한다고 하니 남편의 걱정이 심했다"며 웃었다. 지금 남편은 그 누구보다 든든한 씨크릿우먼 지원군이다.


◆가발이 아니라 패션 아이템...여성의 눈에만 보이는 것


씨크릿우먼 제품은 업계 명품을 표방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100만원 이상이고, 오프라인 매장은 백화점에만 입점해 있다. 신세계 본점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전국 30여개 백화점에서 씨크릿우먼을 만날 수 있다. 백화점에서도 잡화 코너가 아니라 여성복 매장에 위치한다. 가발이 아니라 패션 아이템이라는 자부심이다. 처음 백화점을 설득하는 일도 난관 투성이었다. 김 대표 자신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해 헤어웨어와 가발의 차이점을 알려야 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백화점 측도 몰려오는 손님에 나중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성이라는 김 대표의 성(性)과 씨크릿우먼의 성공은 뗄 수 없는 관계다. 김 대표는 여성이기에 헤어웨어라는 패션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었고, 여성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기에 두상보완 캡을 만들 수 있었다. 김 대표는 "남자가 죽었다 깨어나도 찾을 수 없는, 그야말로 여성의 눈에만 보이는 사업모델이 성공 요인"이라며 "여성이 보수적인 벤처업계에서 사업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만의 강점을 활용하면 역경을 뚫고 회사를 성공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김 대표는 지금도 신제품 개발에 적극 참여한다.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82학번인 그녀는 지금도 올해 입학한 대학원에서 새로운 먹을거리 발굴에 여념이 없다. 김 대표는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을 결합한 새로운 헤어웨어를 구상하고 있다. 스마트한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영휴 대표는 … ▲1963년 광주광역시 출생 ▲조선대 철학과 졸업 ▲조선대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2001년 씨크릿우먼 창업 ▲2002년 대한민국특허기술대전 동상 ▲2006 제41회 발명의 날 산업자원부 장관상 ▲2013 KAIST 미래전략대학원 ▲2013 특허청 '발명의 날' 산업포장


씨크릿우먼은 어떤회사 … 씨크릿우먼은 지난 2001년 설립된 헤어웨어 전문 업체다. 씨크릿우먼 헤어웨어는 정수리가 낮은 사람이 착용할 경우 공간이 생기도록 해 예쁜 두상을 연출할 수 있게 해준다. 씨크릿우먼은 이 같은 '두상성형효과'와 관련해 40여개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헤어웨어 종류는 단발머리ㆍ긴 생머리ㆍ웨이브를 비롯해 50종이 넘는다.


씨크릿우먼의 고객은 20대부터 40대까지 넓게 포진해 있는데 주로 사업을 하거나 공직, 교직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다. 사회생활을 하며 보다 자신을 가꿔야 하는 이들일수록 헤어웨어 구매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씨크릿우먼은 남성용, 해외용 제품을 추가 출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씨크릿우먼은 현재 롯데, 신세계, 현대 등 3대 백화점을 중심으로 전국에 3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이 망가져서 못쓰게 될 때까지 100% 무료 수리를 보장한다. 매출은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30~40% 정도씩 늘어 지난해 93억원을 달성했다. 직원수는 80여명이고, 올해 목표 매출액은 100억원.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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