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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RB, “아직 불안하다”..안전한 출구전략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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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시장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8일(현지시간) 현재의 양적 완화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 금융시장 투자자와 전문가들은 FRB가 이날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00억~150억달러의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며 출구전략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벤 버냉키 의장을 비롯한 FRB 위원들은 시장보다 훨씬 신중했다.

섣불리 출구전략에 나섰다가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가 다시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후퇴에 빠지는 것보다는 확실한 근거를 확인한 뒤 첫발을 내딛겠다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경제 회복,아직 장담하기 어렵다=버냉키 의장은 그동안 누차 양적완화 축소 결정은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 경제 지표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된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이번 결정도 이 원칙을 그대로 따른 셈이다. 이날 발표된 FOMC의 정책 결정문에 담기 경제 상황 평가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정문은 “최근 경제활동은 완만한(moderate) 속도로 확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에 사용한 ‘보통의 (modest) 속도’라는 표현보다 오히려 긍정적인 표현이다. 이밖에 가계 소비및 기업 고정투자나 주택시장 등에 대한 평가는 지난 번과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FRB는 이정도의 지표를 믿고 출구전략에 나서는 것은 시기상조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결정문은 “자산 매입의 속도를 조정하기에 앞서 최근의 회복세가 유지될 것임을 확인하는 더많은 증거가 나오기를 기다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버냉키 의장도 FOMC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6월이후 나온 경제 지표가 우리가 양적 완화 축소에 나설 수 있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고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연준은 이날 함께 발표한 경제 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6월 올해 경제 성장률은 2.3~2.3%로 제시됐지만 이번엔 2.0~2.3%로 조정됐다. 그만큼 올해 경제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는 더디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이밖에 지난 5월 버냉키 의장의 첫 출구전략 시사 발언이후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 경제가 자본 유출 등으로 심각한 위기를 경험했다는 점도 고려가 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때문에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9월 양적 완화 축소 결정을 신중히 결정해야한다는 요구가 빗발쳤었다.


미국의 출구전략 개시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미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 줄 필요성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론 안정적=FRB는 이날 경제전망에서 2016년도 처음으로 포함을 시켰다. 이는 미국 경제의 장기적 전망을 가늠케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온 터였다.


일단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0~3.5%에서 2.9~3.1%로 낮춰 잡았다. 201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5~3.3%로 제시됐다.


실업률은 6%로 이하로 예상됐고, 인플레이션은 2%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실업률 6%와 인플레이션 2%는 FRB가 양적 완화 종료를 의미하는 경제 회복의 목표 수치로 설정해둔 것과 거의 일치한다.


장기 전망과 함께 FRB는 금리 인상 스케줄도 윤곽을 제시한 셈이다.


FRB가 금리 인상시기를 경제 회복 속도와 밀접히 연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FRB는 2015년까지 현재의 0~0.25% 수준의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와동시에 2015년 말에 이르면 실업률도 6.5% 이하로 낮아질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에 FRB는 금리 인상에 본격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RB는 2016년말쯤엔 금리를 2.25%까지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 연말부터 시작되는 출구전략=버냉키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기본적인 전망들이 사실로 확인되는 지를 검토한 뒤 첫 번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회복 전망에 대한 자신감이 더 생긴다면 아마 첫 양적완화 규모 축소는 올해말에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내년 1월 임기가 끝나고 그 이전에 후임자까지 지명되는 점을 고려하면 버냉키 의장에게 남은 카드는 10월 혹은 12월 FOMC 회의 등이다.


버냉키 의장이 자신이 임기중 출구전략 개시와 이에대한 향후 구상을 시장에 충분히 설명하려면 10월이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방법에 대해선 이미 FRB와 시장내 대체적인 합의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즉, 급속한 규모 축소보다는 시장의 안정을 고려한 100억 달러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주택 경기 회복에 민감한 영향을 주는 모기지 증권(MBS) 보다는 미국 장기 국채 매입을 우선적으로 줄일 것이란 데 거의 이의가 없는 상태다.


현재 FRB는 매달 450억 달러의 장기 국채와 400억 달러의 MBS를 사들이면서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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