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나무 질병 크게 확산되면서 병충해 방제지역 늘어나...농약 묻은 솔잎 사용하면 큰 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송편용 솔잎을 딸 때는 절대 도심지 숲이나 소나무 병충해 방제 지역은 피하세요".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추석을 맞아 송편을 빚으면서 송편용 솔잎을 직접 채취하려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솔잎을 아무데서나 함부로 채취해 이용할 경우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소나무에는 ‘피톤치드’라는 방향물질이 들어 있어 소나무 군락지는 삼림욕으로 인기가 높다. 또 솔잎에는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송편을 찔 때 시루 바닥에 솔잎을 깔아 송편이 쉽게 상하지 않게 한다든가 솔잎차를 달여 마시기도 한다.
하지만 공원이나 녹지대 등 도심지를 비롯해 주요 국유림 등에 있는 소나무에서 채취한 솔잎은 함부로 식품이나 보조재로 사용하면 안 된다. 그 이유는 최근들어 소나무재선충병 등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지자체나 산림청 등이 병해충을 예방하기 위해 농약을 살포해 놓았기 때문이다.
산림청과 일선 지자체 등은 최근 소나무 전염병이 심해지자 전국 국유지 등의 소나무에 아바멕틴 유제(저독성), 포스파미돈액제(고독성) 등의 농약을 나무주사하거나 항공 방제해 놓은 상태다.
나무주사약은 투입 후 2년 동안 성분이 잔류해 저독성이더라도 솔잎을 이용할 경우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
특히 무릎높이 아랫부분에 지름 1cm가량의 구멍이 뚫린 흔적이 있는 소나무에서는 솔잎을 채취해서는 안 된다. 나무주사 흔적이 없더라도 항공 방제를 했을 수 있는 만큼 관할 지자체나 마을 주민들에게 확인한 후 솔잎을 채취해야 한다.
소나무의 주요 질병인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수는 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넘게 많아졌다. 특히 그동안 재선충 피해가 미미하던 경기도 일대도 확산세고 있어 산림청과 지자체가 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도심지의 소나무는 대개 생육조건이 열악해 특별관리가 필요한데, 솔잎을 채취하면 나무의 정상적인 성장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박상용 고양시 환경녹지과장은 “도심지에서 솔잎을 따서 식재료로 쓰면 건강을 해치기 십상이다”면서 “소나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도 솔잎을 채취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