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페이스북 친구를 현명하게 택해야 할 듯하다. 페북 친구의 신용도에 따라 대출을 승인 받을 수도, 거부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전문 채널 CNN머니는 일부 대출기관이 소셜 인맥을 개인의 신용등급 평가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은행 등 전통적인 대출기관은 'FICO' 같은 신용점수로 대출 신청자의 신용등급을 심사한다. FICO란 '페어 아이작 앤 컴퍼니(Fair Isaac & Company)'라는 업체에서 산정하는 기준으로 미 신용등급 심사에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된다. 이는 대출 신청자가 대출금 상환을 연체하거나 불이행할 가능성에 대해 측정하는 지표다.
그러나 일부 기관에서는 소셜 인맥으로 대출 신청자의 신용도를 평가한다. 미 벤처업체 렌두가 대표적인 예다. 렌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고객이 얻고 있는 명성을 바탕으로 소액 대출해주는 업체다.
대출 신청자의 페북 친구에게 연체 기록이 있으면 대출은 어려워진다. 페북에서 신용불량 친구와 자주 접촉하면 대출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필리핀ㆍ콜롬비아ㆍ멕시코 등 신흥시장에서도 영업 중인 렌두의 고객은 2만5000명에 이른다. 렌두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스튜어트는 "특정인이 속한 공동체로부터 그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소액 대출업체 크레디테크는 대출 심사에 데이터 8000건을 활용한다. 페북은 물론 전자상거래업체 e베이나 아마존의 온라인 거래 기록도 살펴본다.
심지어 고객이 온라인으로 대출 신청서를 작성하는 매너까지 살펴본다. 크레디테크 웹사이트의 대출 정보를 읽는 데 걸리는 시간까지 측정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고객이 작성한 서류의 진위를 가리고 고객의 신용점수도 매긴다.
데이터 자체가 대출 신청자는 아니다. 그러나 크레디테크의 공동 설립자인 세바스찬 디머는 "데이터로 대출 신청자가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는지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소셜 활동으로 개인의 신용점수를 평가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다. 신용평가 전문가인 존 울츠에이머는 "소셜 데이터로 대출자가 제때 돈을 갚을 수 있는지 나타낼 수 없다"면서 "페북이나 트위터 이용자가 친구를 쉽게 조작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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