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시장이 동남아(인도가 언제부터 동남아에 포함됐는지 모르겠지만)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듯 하지만 바로 상승추세로 돌아서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장기적으로 시장을 좋게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단기간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종목별 대응에서 수익률의 차이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장에서는 일단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 추종매매가 무난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외국인들은 최근 이머징 마켓에서 이탈 추세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에서는 꾸준히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내수 강화 모드에 들어간 중국에서 답을 찾는 방안도 제시됐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중국 수혜주와 다른 시각을 제시했는데 중국산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기업을 추천했다. 중국이 자국산 제품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가정 아래 그 중국산 제품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자연스레 수혜를 입을 것이란 논리다. 최초의 국산 수출차 포니의 일본 엔진처럼 말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당분간 외국인의 수급 주도권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감안한 대응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국내 기관의 경우 1900선을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자금의 유출입이 반복되고 있어 수급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하반기 국내 경기모멘텀 회복(잠재성장률 회복)과 글로벌 경제성장률과 갭 축소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저평가 영역에 위치한 KOSPI의 매력도는 유효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국내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고, 밸류에이션 매력도와 실적 모멘텀을 겸비한 업종(하드웨어, 반도체, 에너지, 자동차/부품)에 대한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배열 종목수의 증가속도가 역배열 종목수의 감소보다 빠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낙폭과다주보다는 안정적인 상승추세를 형성하고 있는 경기민감주들에 매매집중도를 높여야 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혜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중국의 내수로의 성장동력 전환 정책은 12차 5개년 계획기간(2011년~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이제 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보다 본격적인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올해 초 신형 도시화 추진과 더불어 소득분배 개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중국정부는 내수 소비 중심으로 성장축을 전환함과 동시에 자국 메이커 육성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최초의 독자모델로 생산된 승용차인 ‘포니’의 엔진은 10년이 지나도록 전량
일본 미쓰비시社의 것이 사용되었다. 중국의 자국 메이커 보호는 더욱 확산될 것이다. 기존 진출 기업 외에 국내 메이커의 신규 진입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최종소비재 생산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춰가는 과정에서 제품 품질을 높이기 위해 기술력이 높은 한국산 부품, 장비, OEM 기업들을 필요로 할 것이고, 여기에는 자국 기업 보호주의가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이다. 중국 대형 로컬 기업들의 성장을 통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미국의 경기지표가 둔화되고 있어 9월 FOMC까지 주식시장이 받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기 서프라이즈지수는 S&P500지수의 어닝 서프라이즈지수와도 유사한 궤적을 그려왔는데, 최근 주택지표의 둔화를 반영해 경기 서프라이즈지수가 반락했다. 금리의 상승이 미국의 실물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다.
시차를 두고 기업이익이 예상을 밑돌면 미국 주식시장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우려는 미국의 업종별 등락에서도 읽을 수 있다. 8월 들어 금융을 제외하면 레버리지 비율이 클 수록 주가의 하락 폭도 컸다. 이는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향후 기업이익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FOMC에서 정책 방향이 제시되기 전까지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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