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인도의 루피화 가치가 끝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이미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65 루피 선은 깨졌다. 이에 따라 달러당 70루피 선을 향해 급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도 정부와 중앙은행은 루피 하락은 지나치다며 투자자 심리 안정에 나섰지만 하락세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도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풀어 루피화 가치 유지에 나서는 한편, 외자 유출 방지 억제책을 마련했지만 루피화 급락의 근인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방침에 따른 달러 자금의 미국 환류에 있는 만큼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인도 매체인 타임스오브인디아는 23일 루피화 평가절화와 관련, 스위스 은행 UBS와 독일의 도이치뱅크는 달러당 70루피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전문가들이 루피화를 압박하는 것은 월 850억달러 규모인 채권매입을 줄일 것이라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프랑스 크레디 아그리콜 은행은 외국 자본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루피 가치는 달러당 70루피 이하로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달러당 75루피 이하에서 매수를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루피화 하락세가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크레디 아그리꼴은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유일한 장기 해결책은 강도 높은 경제, 정치, 사회개혁인데 총선 때문에 앞으로 몇 년간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루피화 가치는 22일 한때 달러당 65루피 선을 돌파, 사상 최저치(환율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루피화 가치는 21일 달러당 64.11루피보다 소폭 하락한 64.55루피로 장을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65.56루피까지 내려갔다. 달러화에 대한 루피화 가치는 올 들어 15%나 평가절하됐다.
이처럼 루피가치가 연일 속락하자 인도 통화당국은 투자자 달래기에 부심하다. 치담바람 재무장관과 두부리 사바라오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델리에서 가진 공동 브리핑에서 인도 경제가 다른 나라들보다 펀더멘털이 견실하다면서 2013∼2014 회계연도(2013.4∼2014.3) 1분기에는 성장률이 정체상태로 전망되지만 나머지 3개 분기에는 나아질 것이라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치담바람 장관은 지나친 비관주의는 근거가 없고, 해가 가면서 경제성장이 가속할 것이며, 루피 하락은 적정수준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그와 수바라오 총재는 인도는 자본통제를 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인도 중앙은행은 지난주 승인없이 해외에 할 수 있는 투자규모를 축소하고 개인 송금한도를 연간 20만 달러에서 7만 5000달러로 낮춰 자본통제를 실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그러나 인도 당국의 이 같은 ‘구두개입’이 효험을 낼지는 미지수다. 통화정책과 시장개입이 갈팡질팡 하고 있는 탓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루피화 지지를 위해 통화긴축을 단행했는데 이제는 장기국채를 사들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곧 돈을 푼다는 뜻이다.
더욱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4.8%,882억 달러에 이른 경상수지 적자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대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인도 정부는 올해 3.7%, 700억 달러로 경상수지 적자를 축소할 방침이지만 이는 지속가능한 수준인 2.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연료보조금 지급과 막대한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외국인 투자유치를 통해 달러자금을 모으지 않는 이상 경상수지 적자를 메울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는데 인도의 개혁은 지지부진하다.
루피하락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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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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