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궈성 자오핀 CEO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이렇게 일자리가 많은데 경제부진이라니 말도 안 된다." 중국 내 최대 인터넷 취업 사이트 자오핀(招聘)의 최고경영자(CEO)인 궈성(郭盛ㆍ42ㆍ사진)이 던진 말이다.
중국은 지난 수년 간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앞으로 7% 성장률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4%대 성장률 운운하고 있다. 하지만 궈의 생각은 다르다.
실물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된 부문에서 일하는 궈의 판단은 자오핀 상황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에 따르면 경제 전체의 성장률이 낮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곳곳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첨단기술 기업은 물론 물류ㆍ서비스ㆍ의료 관련 기업도 사람 구하기가 힘들다. 전자상거래 분야도 인재난을 겪고 있다. 과거 인력 모집은 주로 대도시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인력 채용이 확산되고 있다.
물론 부진한 부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궈의 판단대로라면 중국의 제조업체는 채용 규모를 점차 줄이고 있다. 이는 유통업도 마찬가지다.
궈에 따르면 중국에서 구직자들이 원하는 기업상도 변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MS)ㆍ구글 등 외국계 기업이 선호됐지만 최근 잘 나가는 중국 기업에 이력서가 더 몰리고 있다.
중국 취업시장 상황도 미국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즈니스 소셜 사이트 링크트인이 취업 사이트 먼스터를 추월했지만 중국 내 상황은 다르다.
궈는 "중국인들의 경우 직장을 바꿀 때 매우 실용적으로 행동한다"며 "이는 임금에 대해 논의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임금에 대해 물어보는 것은 무례한 행동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궈는 중국에서 사업하려는 이들에게 "서양 방식을 고집하지 말라"고 권했다. 매킨지 같은 경영 컨설팅 업체가 전해주는 서양 방식의 경험은 중국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게 궈의 설명이다.
서양에서는 핵심 지표나 자료를 분석한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데이터와 무관한 정책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하면 망할 수밖에 없는 게 중국 시장이다.
자오핀의 최대 주주인 호주 소재 취업정보업체 시크는 2010년 자오핀의 구원투수로 궈를 전격 영입했다. 부진에 허덕이는 중국 내 사업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인력 3200명을 거느린 자오핀은 지난해 매출 1억3800만달러(약 1538억7000만원)로 업계 선두에 서게 됐다.
궈는 1994년 상하이(上海) 소재 지아퉁(交通) 대학에서 이학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매킨지가 중국에서 직접 고용한 첫 애널리스트다. 1999년에는 노스웨스턴 대학의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궈는 매킨지에 7년 동안 몸 담으며 글로벌 파트너까지 승진했다. 하지만 더 큰 꿈을 위해 퇴사했다.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에서는 기업 인수합병(M&A) 부서를 이끌었다.
궈는 자오핀 CEO를 맡기 전 중국 최대 물류업체인 시노트랜스의 CEO로 일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